브레이크뉴스 유채리 기자= 문재철 KT스카이라이프 사장이 임기 말 위기에 빠진 모습이다.

최근 KT스카이라이프가 내놓은 차세대 PVR(개인녹화장치) 서비스가 저작권 침해 논란에 휘말리면서, PP(프로그램 공급)업체 등 콘텐츠 업계와의 첨예한 갈등이 예고된 것.

더군다나 현재 KT는 황창규 차기 회장(CEO) 내정자가 취임 후 경영정상화를 위해 대대적인 구조조정과 계열사 정비를 공언한 만큼, 각 계열사마다 전운이 감돌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문 사장은 그간 양적인 발전에서는 높은 성장을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질적인 부분에서는 평이 엇갈리는 가운데, 연초부터 구설수에 오르면서 뒤숭숭한 임기 말을 보내지 않겠냐는 시각이다.

13일 KT스카이라이프 등에 따르면, 지난 8일 시작된 ‘SOD(SkyLife on Demand)’는 클라우드나 USB메모리에 KT스카이라이프가 제공하는 실시간 방송을 자유롭게 저장해 원하는 시간에 시청할 수 있는 신개념 서비스다.

새 서비스는 원격 저장공간인 클라우드를 활용하기 때문에 저장용량의 제한이 없고 다수 채널을 동시에 녹화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문제는 KT스카이라이프에 콘텐츠를 공급하는 일부 PP업체들이 새 서비스가 자신들의 저작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며 반발하고 나선 것. 위성방송에서 방영하는 영화 드라마 등을 USB메모리에 저장해 공공장소에서 상영할 경우 저작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더욱이 일부 PP업체는 KT스카이라이프와 동시 중계 방송권에 대해서만 계약했을 뿐, 당초 USB메모리에 방송을 담는 복제권에 대한 계약은 전혀 없었다고 주장하면서 갈등이 심화될 조짐이다.

KT스카이라이프가 지난해 해당 서비스와 관련해 실무자 차원에서 함께 논의해보자고 한 적은 있으나 정작 관련 계약은 맺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실제 억울함을 호소하는 일부 PP업체들은 저작권 침해 여부의 검토와 함께 대응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져 파장은 갈수록 심화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KT스카이라이프 홍보팀 한 관계자는 “전혀 문제 없다. 법률 검토까지 다 마쳤기 때문에 저작권 침해 소지가 전혀 없다”며 “보안시스템이 작동하도록 설계했기 때문에 녹화한 콘텐츠가 들어있는 USB메모리를 해당 셋톱박스가 아닌 다른 셋톱박스나 컴퓨터 노트북에 꽂으면 콘텐츠가 재생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실제 이를 문제 삼아서 문의를 해온 PP업체는 없었다. 애초에 계약서에도 다 포함된 사안”이라며 “오해가 있다면 해결하고 앞으로 잘 풀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이른 서비스 시행에 급급한 나머지 정작 콘텐츠를 제공하는 PP업체들과의 소통에는 미숙했다는 지적 등 쏟아지는 구설수는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KT 내부 상황도 KT스카이라이프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황 회장 내정자가 오는 27일 열리는 임시주주총회에서 KT CEO 취임을 앞둔 가운데, 본사는 물론 계열사까지 이러한 분위기가 그대로 전해지고 있는 것.

특히 상무보 임원급 이상은 정리의 타겟이 될까봐 납작 엎드리고 있으며, 말단 직원은 윗선의 눈치를 보며 주시하는 분위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카이라이프의 역시 지난해 12월 19일 직원급 승진 인사는 단행했으나, 임원급 승진 인사는 시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 사장의 연임조차 예상할 수 없는 가운데, 임원급 인사까지 진행하기엔 부담이지 않겠냐는 추측이다. 문 사장의 임기는 올 3월까지다.

이렇다보니 업계에선 문 사장의 연임은 힘들 것으로 전망하는 가운데 스카이라이프 역시 대대적인 구조변화가 이뤄질 것이란 시각이 지배하다.
 
이에 대해 스카이라이프 측은 “모르겠다. (회사) 밖에서야 어떻게 얘기가 오고가는지 모르겠지만 내부 분위기는 아무 문제 없다”고 즉답을 회피했다.

by 100명 2014. 1. 14. 01: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