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KT가 클라우드 사업을 위해 설립한 자회사 KT클라우드웨어의 사업이 대폭 축소돼 관심을 끌고 있다. 이석채 전 회장의 야심작이었던 KT의 클라우드 사업은  이 전 회장의 퇴진과 함께 비운의 운명에 처하는 것이 아니냐는 업계의 해석이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지난 2011년 클라우드, 빅데이터 솔루션 개발 등을 위해 KT가 설립한 자회사 KT클라우드웨어 관련 사업이 대폭 축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 인력들이 퇴사하면서 현재 인원이 과거의 절반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상반기 분리한 빅데이터 전문기업 KT넥스알 인력 70여명을 제외하면, 실제 KT클라우드웨어 내 인력은 30명 미만인 것으로 전해졌다.

KT는 지난 2011년 12월 286억원을 유상증자 방식으로 출자해 KT클라우드웨어를 설립했다. KT클라우드웨어는 2010년 인수한 대용량 분석저장 및 처리기술업체인 넥스알과 2012년 인수한 클라우드 솔루션 업체인 아헴스, 계열사인 KT이노츠 등을 합친 약 100여명 이상의 인력을 통해 클라우드 솔루션과 빅데이터 사업 등을 진행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 빅데이터 사업을 위해 KT넥스알을 분리시키고, 권고사직과 희망퇴직 등을 통해 인력을 감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퇴사 직원들 대부분이 SK텔레콤이나 SK플래닛, LG전자 등으로 이직한 것으로 알고 있다” 며 “KT클라우드웨어가 직원들에게 중장기 비전을 심어주지 못한 것도 퇴사 이유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같은 인력 및 사업 축소는 이석채 전 회장이 야심차게 추진했던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중국 등 예정됐던 해외 클라우드 서비스 구축 사업 등이 차질을 겪으며 대외 사업 활성화에 어려움을 겪어 수익 창출에 한계를 보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KT의 클라우드 사업은 이석채 회장이 취임하면서 주도적으로 이끌었던 사업이다. 관련 업체의 인수합병(M&A)과 KT클라우드웨어 등의 설립은 통신시장의 극심한 경쟁에서 벗어나 사업모델의 다각화를 통한 수익 창출이 목적이었으나 투자 대비 수익율은 초라했다.

또한 업계에서는 KT클라우드웨어의 역할이 KT 유클라우드 서비스의 시스템 개발 및 통합(SI) 사업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기 때문에 사업 모델이 편중돼있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여기에 KT유클라우드 역시 업계에서 과도한 투자에 비해 실적이 그리 좋지 못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어 KT클라우드웨어 사업 축소에도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 지난 2012년 KT클라우드웨어 매출 39억원 중에 내부거래금액은 97%인 38억원에 달하며, 영업 손실은 63억 20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진다. 거래 비중만으로 보면 그룹사 계열 IT서비스업체와 사업 형태가 유사해 보인다.

KT는 이미 KTDS라는 IT자회사를 통해 차세대시스템 구축 및 SM(시스템 운영)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클라우드에만 특화돼 있는 KT클라우드웨어는 KT의 클라우드 사업 성과에 따라 요동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명백히 비즈니스 모델에 한계가 있어 대외사업을 적극적으로 개척하지 않는 한  KT클라우드웨어의 미래가 밝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한편 이와 관련, KT 관계자는 “KT클라우드웨어는 사업 전략에 따라 핵심 인력 중심으로 최적화해 운영하고 있으며, 클라우드 관련 사업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by 100명 2014. 1. 22. 0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