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 조직 훼손에 따른 가입자 감소, 최고경영자(CEO) 교체 등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는 KT가 지난해 글로벌 사업에선 전년 대비 200% 이상 초고속 성장을 거둬 주목된다.

내수 위주의 사업 특성상 아직 글로벌 사업 규모가 작아 KT 전체의 실적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칠 정도는 아니지만 앞으로 후속 사업 연계 가능성이 높은 아프리카 등 이른바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한 사업 규모가 빠르게 확대됨에 따라 조만간 KT CEO에 취임할 것으로 예상되는 황창규 회장의 부담을 대폭 줄여줄 것으로 보인다.

21일 KT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해 말 아프리카 앙골라에서 300억 원 규모의 경찰청 치안 고도화 사업을 수주했다. 앙골라의 수도인 루안다에 CCTV, 교통단속 카메라 등을 설치해주고 이를 제어할 수 있는 전산 시스템을 구축해주는 것이다. 사업기간은 2016년까지다. 앙골라 정부는 후속 사업도 준비 중이라 이번 사업을 무리 없이 진행하면 후속 사업 수주 가능성도 높다. 더욱이 치안 고도화 사업의 다른 아프리카 국가 이전 전망도 밝다. 앙골라를 비롯한 아프리카 국가 대부분의 치안·교통 관련 정보통신기술(ICT) 제어 체계가 매우 초보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또 KT는 지난해 12월 우크라이나 피도 금융그룹의 ICT 관련 컨설팅 계약을 체결했다. 그룹 전체의 사업 현황과 향후 변화 전략을 진단해주고 이에 맞는 ICT 시스템을 제안하는 것이다. 특히 이번 사업은 그룹 계열사인 비씨카드를 연계한, 탈(脫)통신 전략의 첫 성과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에 앞서 KT는 지난해 9월 르완다 정부와 롱텀에볼루션(LTE) 이동통신 서비스 관련 조인트벤처 설립 관련 계약을 체결했다. 조인트벤처를 설립한 뒤 올해부터 3년 동안 LTE 전국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25년간 기존 현지 이동통신사들에 네트워크를 임대해주는 방식이다.

김홍진 KT 글로벌앤드엔터프라이즈(G&E) 사장은 “지난해 글로벌 사업 매출은 약 3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3배 이상으로 커졌다”고 말했다.

by 100명 2014. 1. 22. 0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