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 KT 회장 후보자의 정식 취임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3개월 가까이 비어있던 KT 회장 자리가 드디어 채워지게 됐다. KT는 오는 27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황 후보자를 공식 선임할 예정이다.

 

KT 임직원들은 기대감과 동시에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그동안 방만하게 경영되던 사업 등을 정리하고 조직을 혁신, 재도약 계기를 마련할 것이란 전망과 함께 구조조정에 대한 불안감도 팽배하다.

 

이러한 분위기는 황 후보자의 경영, 인사 구상이 소수의 태스크포스팀(TF)만을 중심으로 공유되면서 더욱 심화되는 추세다. 아직까지 황 후보자는 KT 내부 실무 임직원들과는 별다른 스킨십이 없는 상태다. KT 안팎에서는 그에 대해 흘러나오는 단편적인 소문에 촉각이 잔뜩 곤두섰다.

 

20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황창규 후보자는 업무보고를 받는 과정에서 ‘6개월 이내 회사를 정상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보고해 달라’,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하도록 심플하고 수평적인 조직으로 재편해야 할 것’ 등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 황창규 KT 회장 후보자

위기에 빠진 KT의 현 상황에서 단순한 현황 보고는 의미가 없다는 판단이다. 이 과정에서 황 후보자가 업무보고에 들어온 각 부문장들을 문책하며 일부 재보고를 지시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현직 KT 관계자는 “(황 후보자가) 당초 생각했던 것보다 더 깐깐하다는 얘기가 많다”며 “각 부문장들이 업무보고에 들어갔다가 갖가지 질문과 지적으로 당혹스러워하며 나왔다는 소문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KT 임직원은 “젊은 직원들 사이에서는 이 정도하지 않으면 단단히 굳어버린 KT라는 조직에 긴장감을 주기는 힘들 것이라고 반가워하는 목소리가 있다”며 “황 후보자가 강한 카리스마로 낙하산 인사, 조직 내 잉여 인력을 정리하고 변화를 이끌 것이라는 기대감”이라고 말했다.

 

▲ KT 서초사옥 올레캠퍼스

이 반면에 구조조정에 대한 우려도 높다.

 

황 후보자가 ‘심플하고 수평적 조직’을 강조하며 현재의 복잡한 조직구조 하에서 신속한 의사결정이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비대해진 조직을 대거 개편할 것이란 예상이다.

 

또 이석채 전 회장과 관련된 낙하산 인사에 대해서는 검찰 수사와 별개로 자체 내사를 진행한 후 비리나 배임에 연루됐을 경우 징계할 것을 검토 중이라는 얘기도 심심찮게 나온다.

 

KT 한 임원은 “황창규 후보자에 대한 기대가 큰 만큼 우려도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아직까지 구체적인 경영방침 등이 실무 임직원들까지 공유되지는 않아 소문만 무성한 상황으로 황 내정자에 대해서는 취임 후 인사개편, 업무 추진 과정에서 자세히 드러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현재 황 후보자는 서울 우면동 KT연구개발센터에 마련된 집무실에서 사업현황 파악, 경영계획 등을 수립 중이다. 그는 외부 인사청탁 등을 막기 위해 휴대폰 번호 등 모든 연락처의 철저 보안을 지시하고 TF를 제외한 KT 임직원들과의 만남도 자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y 100명 2014. 1. 22. 0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