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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칠천도서 '거북선 찾기' 대장정>
기사입력 2008-06-02 13:32 최종수정2008-06-02 17:33
모형으로 제작된 3층 거북선 |
(거제=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최신 탐사기술을 동원한 거북선 찾기가 임란왜란때 조선수군이 유일한 패배를 당했던 경남 거제시 칠천도에서 2일 시작됐다.
경남도는 이날 오후 임란당시 거제시 하청면 칠천도 연구리 옥계마을 공설운동장에서 섬주민과 해군, 조선업체 관계자들이 모인 가운데 '거북선을 찾아라!' 출항식을 갖고 1년간의 대장정에 나섰다.
이날 출항식을 시작으로 내년 5월말까지 칠천도 일대 1천584만㎡ 해역에서 거북선을 비롯한 임진왜란 유물 찾기에 도전한다.
거제도 북쪽 끝에 있는 칠천도는 인구가 1천280여명에 불과한 작은 섬이지만 모함을 받은 이순신 장군을 대신해 지휘봉을 잡았던 원균이 410여년전 일본 수군에 맞서 치열한 해상전투였던 '칠천량 해전'이 벌어졌던 역사의 현장이다.
거북선 꼭 찾겠습니다 |
2000년 본섬인 거제도 하청면 실전리와 연결되는 길이 455m의 연륙교가 개통되면서 '섬아닌 섬'으로 거듭났고 경남도가 추진하는 임진왜란 문화콘텐츠 사업인 '이순신 프로젝트'에서 '칠천량 해전 패전공원' 대상지로도 꼽혔던 지역이기도 하다.
출항식이 개최된 '연구리'(蓮龜里)라는 행정지명은 임진왜란 당시 '거북선 여러척이 연꽃같은 모습으로 바다에 떠 있다'고 해서 붙여졌다는 내력이 섬주민들 사이에 대대로 전해질 정도여서 당시 거북선이 전투에 참전했음을 짐작케 해준다.
1597년 7월7일 시작돼 16일까지 계속된 칠천량 해전에는 조선수군 함선 180척이 일본 수군 함선 600여척과 대적해 거북선 수척과 판옥선 등 140~160척이 파손되고 1만여명이 전사하는 치욕스런 패배를 당했다.
이때문에 거북선을 비롯한 당시 해전 잔해들이 바닷속 어딘가에 묻혀 있을 것이란 기대가 다른 어느 지역보다 높은 곳이다.
거제도와 칠천도 사이 '칠천수로'를 비롯한 칠천도 인근 해역은 수심이 20~30m로 비교적 얕고 뻘퇴적층의 두께가 3~4m로 넓게 분포해 있다.
거북선 찾기 기원 큰북치기 |
여기다 바람과 해류의 흐름이 약해 침몰 함선들이 바다 밑바닥에 매몰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증언이다.
과거 거북선 발굴조사를 했던 해군이 칠천수로를 포함한 주변을 조사했지만 남해안 전역을 대상으로 한 광범위한 대상지중 한곳에 불과해 이번처럼 첨단장비와 인력이 투입돼 샅샅히 탐사에 나서기는 사실상 처음이다.
이승철(70) 거제향토사연구소 소장"이번 탐사에서는 전투해역 뿐만 아니라 전투전 조선수군이 정박했을 가능성이 있는 포구와 패전 후 해상도주로까지 광범위하게 탐사할 예정이어서 거북선 뿐만 아니라 다른 임란 해저유물 발견에 충분히 기대를 걸어볼 만 하다"고 말했다.
이번 사업에는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STX조선, 성동조선해양 등 경남에 있는 조선소가 2억원씩 8억원 등 모두 11억7천만원이 투입되며 한국해양과학기술 등 3개사가 컨소시엄을 형성해 칠천도 주변 바닷속을 뒤지게 된다.
이날 출항식은 임진왜란 당시 전몰된 조선수군들의 혼을 달래는 진혼제를 시작으로 해군 참모총장 등의 영상메시지가 전달되고 거북선 등 이충무공 해저유물 탐사계획이 담긴 영상물이 상영됐다.
이어 1592년 임란 당시 사용됐던 '3층 거북선' 모형 거북선과 제작과정이 소개되고 탐사출항 기원제와 출항 퍼포먼스, 탐사정 승선 순으로 진행됐다.
또 이번 탐사에 직접 참여할 ㈜한국해양과학기술측이 탐사에 사용될 사이드스캔소나와 지층탐사기, 금속탐지기 등 30여종의 첨단 장비들을 전시.소개했다.
경남도 관계자는 "당시 전장에 나간 조선수군과 같은 한결같은 믿음으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거북선 찾기에 나서겠다"며 "칠천도 탐사에서 유물이 발굴되지 않으면 거제도 인근 가조도와 진동만, 안정만 해역으로 탐사지역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seam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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