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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없는 극장 디지털사업 배급사 등 반발 `지지부진`
국내 1,2위 멀티플렉스(복합상영관) CJ CGV와 롯데시네마가 함께 벌이고 있는 극장 디지털화 사업이 지지부진하다.
가격 조건 등에서 배급사와 극장의 반발에 부딪히고 있기 때문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CJ CGV와 롯데시네마가 지난 1월 공동설립한 디시네마코리아는 아직까지 한 대의 디지털 영사기도 극장에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
이미 올 상반기 공급 계획을 하반기로 미룬 상태이지만 이마저 제대로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디지털화는 전 세계적인 대세'라며 설득에 나서고 있지만 극장에 디지털 영사기를 구입 가격(8000만∼1억원)의 3분의 1에 제공하고,배급사로부터는 기존 필름 프린트 비용(150만∼200만원)의 절반가량을 가상 프린트 비용으로 받겠다는 사업 모델이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
지난 3월 이후 영화진흥위원회가 마련한 협의체에서 3∼4차례 협의가 있었지만 디시네마코리아와 배급사,극장 간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극장 측은 당장 실익이 없고 비용만 들어가는 디지털화를 서두를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시극장협회의 최백순 상무는 "극심한 불황에 시달리고 있는 중소형 극장들에 몇 억원씩 들여 당장 영사기를 구입하라고 하는 건 무리"라며 "대형 멀티플렉스 두 곳이 향후 디지탈화를 무기로 배급 시장을 장악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크다"고 강조했다.
디시네마코리아의 관계사인 CJ엔터테인먼트와 롯데엔터테인먼트를 제외한 배급사들은 자신들에게 지워지는 비용이 과도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쇼박스㈜미디어플렉스의 박진위 팀장은 "가상 프린트 비용 외에 영화 한 편당 전송료 30만원가량을 더 내야한다"며 "디지털화가 되면 디시네마코리아는 광고 수익까지 올릴 수 있는데 영사기 설치 비용의 상당 부분을 배급사에 지우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디시네마코리아 측은 디지털화의 장점을 더 홍보해 배급사들과 가상 프린트 비용 계약을 맺은 다음 극장 쪽을 설득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배급사에 비해 디지털화에 대한 메리트가 적은 극장 쪽을 끌어들일 유인책 마련에도 고심하고 있다.
디시네마코리아 관계자는 "초기에는 필름과 디지털 영화가 일시적으로 공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극장 측의 부담이 큰 건 사실"이라며 "독립영화 지원과 비슷한 개념으로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CJ CGV의 이상규 팀장은 "할리우드에서 조만간 필름없는 영화가 나올 게 확실하기 때문에 디지털화를 피할 수 없다는 것은 누구나 공감하고 있다"며 "당장은 지지부진하지만 머지않아 한꺼번에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국 극장의 스크린 2058개 가운데 6∼7% 정도만 디지털화돼 있다.
당초 디시네마코리아는 올 상반기부터 영사기를 공급해 2010년까지 디지털화 비율을 50% 이상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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