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 위기탈출 해법② 한국형 블록버스터만이 살길? [뉴스엔]




[뉴스엔 조은영 기자]

스크린쿼터 축소, 해외 시장 축소, 극장 관객 감소, 수익률 악화, 투자 급감, 제작 위축 등으로 이어지며 총체적 난국에 빠졌던 지난 한해, 한국영화는 마이너스 44%라는 최악의 투자 수익률을 기록하며 한국 영화의 르네상스는 끝났다는 자조섞인 한탄도 적지 않았다. 영화 산업구조와 시스템에 기인한 근본적인 문제들이 그 원인으로 지적되기도 했지만 안일하고 관성적인 기획이 반복됐던 것에 대한 반성도 컸다. 2008년으로 해를 넘겨 몇몇 한국 영화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위기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울한 진단은 계속되고 있다. 그와 함께 대규모 자본이 투입된 한국형 블록버스터를 통해 이같은 위기를 정면 돌파하고자 하는 충무로의 움직임도 가속화되고 있다.

현재 극단적인 숨고르기에 들어간 한국영화의 돈줄이 말랐다는 불만섞인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한쪽에선 100억원 이상의 블록버스터급 영화 제작이 속속 가시화되고 있을 정도로 뜨겁다. 이 때문에 한국영화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에 대한 부담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2차 판권시장이 무너진 현실에서 수익 극대화를 모색하는 투자자 입장에선 블록버스터급 영화들이 미디엄 사이즈의 영화보다 구미에 당기는 측면이 많다고 할 수 있다. 특히 한국영화계의 위기가 가속화되던 지난 여름 한국 영화의 흥행 분수령이 됐던 영화도 '화려한 휴가'나 '디워' 같은 블록버스터급 영화였다는 점에서 현재의 난관을 뚫고 가기엔 정면 승부가 낳을 수 있다는 인식도 자리한 듯하다.

현재 투자 원칙을 이전보다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는 CJ는 '해운대'와 '7광구' 등 100억원대 이상의 제작비가 투입되는 블록버스터급 영화에 투자를 결정했다.

유전에 서식하는 유전자 변형 괴물과 사투를 벌이는 괴수물 '7광구'(이우철 감독)는 6월 뉴질랜드에서 촬영이 예정돼 있었지만 연말로 제작이 연기됐다.


'부산 해운대에 초대형 쓰나미가 덮친다면?'이라는 상상력으로 출발한 윤제균 감독의 재난 영화 '해운대'도 100억원의 제작비가 책정됐으며 CJ엔터테인먼트가 전액 투자한다. 주인공으로 하지원이 내정된 상태이며 여름철 사람들로 붐비는 해변가에 거대한 해일이 일어난다는 설정이기 때문에 CG가 필수적이다. 따라서 할리우드 볼록버스터급 재난 영화인 ‘딥 임펙트’, ‘투모로우’ 등에 참여했던 할리우드 기술진이 '해운대'에 합류할 예정이다. 시나리오 초고는 나왔고 8월 인산인해를 이룰 해운대를 카메라에 담은 뒤 9월부터 본격적인 촬영이 시작된다

12월 개봉을 목표로 지난 3월17일 샌프란시스코 그렌지 숲에서 촬영을 시작한 '차우'는 지리산의 평화로운 마을 삼매리에 출몰한 식인 멧돼지의 이야기를 그린 괴수물이다. 엄태웅, 장항선, 윤제문, 정유미, 박혁권 등이 출연하며 무서운 장면에서 웃기고 웃긴 장면에서 무서웠던 독특한 코믹 호러물 ‘시실리 2km’의 신정원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역시 영화를 위해 할리우드 쪽 인력들과 함께 7억∼8억원이 투입된 식인 돼지로봇을 제작했다. ‘헤운대’와 마찬가지로 ‘딥 임펙트’, ‘투모로우’ 등에 참여했던 할리우드 기술진이 참여한다. 국내의 울창한 산림지역 촬영은 사전 허가가 까다로워 현재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스타워즈 촬영장에서 한창 촬영이 진행중이다.

그림 족자에 갇힌 조선시대 도사 전우치가 500년 후인 현대에 나타나 세상을 어지럽히는 요괴와 맞서는 내용의 한국형 슈퍼 히어로물 최동훈 감독의 신작 '전우치전'는 블록버스터급 영화다. 전우치가 도술에 능통한 캐릭터인 만큼 역시 CG가 필수적이다. 강동원, 임수정, 김윤석, 유해진이 캐스팅됐다.
by 100명 2008. 6. 2. 1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