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의 솔직한 보고서
“삼성테스코의 홈에버 인수로 인해 업계 수위와의 격차가 심해졌고 투자대비 수익성이 저조한 편이라 동사의 전반적인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으니 투자자께서는 이 점 유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해외투자는) 당사의 시장점유율(MS)이 지속적으로 높아지지 않을 경우 당사의 영업손익이 저조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언뜻 보면 증권사 애널리스트의 리포터 같은 이 내용은 롯데쇼핑이 자사가 처한 현실을 솔직히 고백한 일종의 ‘고백 신고서’다.

롯데쇼핑의 이 같은 고백은 애널리스트도 장밋빛 전망을 내놓기 일쑤인 상황에서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롯데쇼핑은 최근 발행을 결정한 유가증권 신고서에서 사업부문별로 처한 상황을 자세하게 설명하고 투자자들에게 유의를 당부했다.

상황은 어렵지만 비용구조 효율화와 다양한 상품구색 등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내비쳤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최근 두 차례에 걸쳐 총 180억엔어치(약 1812억원)의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변동금리부 외화사채 발행을 결정하면서 유가증권 보고서를 냈다.

롯데쇼핑은 보고서에서 백화점사업 부문과 할인점, 그 외 사업 부문 등 세 부문으로 나눠 ‘투자위험요소’를 설명했다.

백화점사업 부문에서는 “꾸준히 시장지배력을 확대해 왔고 서울 소공동 롯데타운, 잠실 롯데백화점 등은 복합문화공간을 이루고 있어 부가가치가 높고 해외 진출도 결실을 보고 있어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도 양호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나 신세계 등의 경쟁업체가 할인점 사업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백화점 부문의 강화를 선언해 백화점 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 해외 진출과 관련해서 해외 투자 지분법 손실은 출점을 통한 규모의 경제와 안정적인 운용 방식 적용으로 자연스럽게 정상화될 부분이지만 시장점유율이 높아지지 않을 경우 영업손익이 저조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할인점 사업과 관련해서는 홈플러스의 홈에버 인수에 따른 영향을 설명했다.

삼성테스코의 홈에버 인수로 업계 수위와의 격차가 심해졌고 투자대비 수익성이 저조한 편이라 전반적인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면서 투자자의 유의를 당부한 것이다.

그러나 장기적 관점에서는 비용구조 효율화와 다양한 상품구색, 차별화된 고객 서비스 등의 비가격 요소가 주요 경쟁요소로 될 것이라며 다양한 상품공급채널 확보 및 지속적인 품질관리 등을 통해 상품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화점과 할인점 외에 사업부에 대해서는 잠재적인 시너지를 확대하기 위해 도입했지만 아직 매출 규모(6.7%)나 수익성(0.8%) 측면에서 기여도가 낮은 상황이라며 새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다양한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매출, 영업이익 등 실적자료는 물론 회사의 정책적인 중요 사안이 있을 때마다 투자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자세한 내용을 공시하고 있다”면서 “이번에도 같은 차원에서 이해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by 100명 2008. 6. 1. 2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