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N 1주년 특별기획①]현장의 목소리...'한국영화, 돌파구를 찾아라!'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90년대 이후 산업자본이 들어오면서 급변하기 시작했다. 매니저 몇몇으로 운영되던 가내수공업 형태를 벗어나 체계적인 틀을 갖추게 된다. 여기에 2000년부터 문화 콘텐츠의 디지털화, 한류 열풍이 더해지면서 산업의 형태를 갖추게 되었다. 하지만 2008년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급속한 팽창에 따른 부작용도 적잖이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데일리 SPN에서는 창간 1주년을 맞아 급변하는 산업화 속에 진화하고 있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진단해보고 미래시장을 예상해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향후 방향을 진단해 보고자 한다. SPN 1주년 특별기획 시리즈는 28일부터 시작해 나흘간 가요, 방송, 영화, 엔터로 세분화해 연재되고 있다.[편집자주]


[이데일리 SPN 유숙기자] ‘침체’, ‘위기’라는 단어가 지겨워질 정도로 최근 1~2년 사이 한국 영화 시장 불황에 대한 이야기는 끊임없이 계속돼 왔다. 하지만 이제는 위기를 말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방법에 대해 논의를 해야 할 때가 왔다.

한국영화는 지난해 개봉작 112편 중 13편만 손익분기점을 넘겼고 편당 수익률이 -43%를 기록했을 정도로 처참한 성적을 냈다. 수익률이 떨어지다 보니 투자자들도 떠났고 올해는 제작에 들어가는 영화가 현저히 줄고 몇몇의 영화사들이 구조조정에 들어가는 등 영화계 불황이 굳이 수치로 비교하지 않아도 영화계 모든 이들에게 체감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올 초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과 ‘추격자’가 관객몰이에 성공했으나 그 외에는 관객들의 눈길을 끌만한 영화가 없어 관객들의 민심도 잃었다. 관객들은 “볼만한 영화가 없다”며 볼멘소리를 했고 영화배우들은 TV로 한눈을 팔았으며 많은 현장 스태프들이 일감이 없어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해야 했다.

그러나 불황의 늪이 깊다고 한국영화를 포기하고 있을 수는 없다. 여러 영화인들도 한숨은 내쉬지만 한국영화의 미래는 긍정적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영화가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위기를 밟고 한 단계 올라서야 한다는 것이다.

영화 투자배급사이자 자체 제작도 겸하고 있는 CJ엔터테인먼트의 김주성 대표는 현재의 상황에 대해 “성장통이다”고 말했다. 김주성 대표는 “기존에 흥행됐던 공식을 답습하고 변화하는 관객의 눈높이에 맞추지 못해서 위기가 왔다고 본다”며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는 쌓여왔던 매너리즘이 터지고 해법을 찾으려 노력해 온 시기이고 2008년은 그 해법들이 모아지는 시기이다. 1~2년 후부터는 차츰 결실을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을 밝혔다.

투자제작사인 벤티지홀딩스 정의석 대표 역시 “어떤 산업이든 흥망의 주기가 있고 영화산업은 다른 산업에 비해 그 주기가 짧다고 느낀다”며 “영화산업이 다시 힘을 내는 것이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렇다면 영화시장이 부흥하기 위한 해법은 무엇일까. 대부분의 영화인들은 “당연히 콘텐츠 자체의 질을 높여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 영화 관계자는 “기본으로 돌아가 관객이 찾을만한 좋은 영화를 만드는 것이 정답이다. 올해처럼 어려운 시장 상황 속에서도 ‘추격자’나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 많은 관객들을 모았듯이 새롭고 잘 만든 영화는 관객들이 봐주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또 아시아를 시작으로 한 해외 시장 진출도 하나의 활로로 보는 시각도 많다. 국내의 한정된 시장 안에서 자리싸움을 할 것이 아니라 더 넓은 시장을 목표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국내 현실과 할리우드의 소재 고갈이 맞물리며 한국영화의 리메이크 판권 판매가 급증하고 있고 아시아 국가들이 힘을 합쳐 세계 시장을 노리는 합작 영화도 더 활성화되고 있다.

이밖에도 영화계는 영상물 불법 다운로드 사이트 사업자에 대한 소송과 함께 그 대안으로 합법적인 영화 다운로드 사이트도 올해 하반기 론칭을 준비 중이다.

한국영화는 지난 10년간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엄청난 성장을 해왔다. 그리고 빠른 성장의 부작용들이 쌓여 한번에 터져버렸다. 한국영화는 지금 체질 개선을 위해 부단히 노력 중이다.
by 100명 2008. 5. 30. 20: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