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 당할라…” 녹음기 든 교수들

[서울신문]교권침해 등으로 학내 갈등이 수년째 계속되고 있는 시립인천전문대 교수들은 상대와의 대화내용을 녹음하는 일이 종종 빚어진다고 한다. 혹시 있을지 모를 송사에 대비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한다.

지난 3년간 이 학교 구성원들간에 주고받은 고소·고발은 모두 7건에 달한다. 때문에 “강의 노트는 없어도 녹음기는 필수”라는 자조 섞인 농담까지 나온다.

최근에는 가짜박사, 재임용 금품 요구설에 이어 학장이 학교 재개발 사업자로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자 학교 전자게시판이 들끓고 있다.

교수들 가운데 상당수는 신성한 상아탑이 ‘복마전’으로 전락한 책임을 민철기 학장에게 돌리고 있다. 학장이 학내 갈등을 조정하지는 못할망정 오히려 원인자 역할을 하고 있다고 비판한다.7건의 고소·고발 가운데 5건은 학장과 관련된 것이다. 한 교수는 “오늘의 사태를 불러일으킨 핵심은 ‘저잣거리 범부’만도 못한 자질을 지닌 학장”이라는 글을 올렸다.

29일 열린 교수 전체회의에서도 민 학장에 대한 성토가 잇따랐다. 교수들은 “우리 대학이 대내외적으로 심각한 존립의 위기에 처해 있는 것은 전적으로 학장의 책임”이라며 민 학장이 사퇴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인천시도 인천전문대 사태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1994년 시립화 이후 시는 학교 측에 교직원 임용권을 위임했으나 인사권 남용 방지를 위한 관리감독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 천시는 최근 인천전문대 학장에게 위임된 임용권을 회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또한 대학의 자율성을 침해할 소지가 있어 상책은 아니다. 하지만 뒤늦게라도 ‘외양간’를 고치기 위한 고육책이라고 강조한다.

당연히 학교 집행부는 반발하지만 일선 교수들의 분위기는 다르다. 평교수협의회 사이트에서 아이디 ‘교수´는 “차라리 시에서 인사권을 행사하는 것이 교권침해 소지가 덜하다.”고 밝혔다.

by 100명 2008. 5. 30. 1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