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티켓 75% 할인합니다"

기사입력 2008-05-29 18:33


공연계도 시장침체… 줄줄이 적자에 관객동원 안간힘

대박 상징 '맘마미아' 객석점유율 80%

대형제작사 대중가수 동원 '스타마케팅'도

순풍 행진을 하던 국내 뮤지컬 시장이 최근 침체 기미를 보이는 가운데 뮤지컬 제작사들이 치열한 생존 전략을 펼치고 있다. 올 상반기 뮤지컬계는 대작과 유명 공연이 줄줄이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보이며 시장의 하향 징조가 뚜렷하다.

이에 따라 중소형 뮤지컬 제작사들은 티켓가격을 최고 75%까지 할인하는 염가 마케팅으로, 대형 제작사는 대중 스타들을 동원해 관객을 끌어들이는 스타 마케팅으로 시장에 활력을 불어 넣는다는 전략을 세웠다.

◇하향곡선 그리는 뮤지컬 시장= 뮤지컬 ‘나인’, ‘위윌록유’, ‘브로드웨이 42번가’ 등 올해 개막한 대작들의 성적은 모두 마이너스이다. 국내 대표적인 뮤지컬 배우 남경주와 최정원이 함께 출연해 화제가 된 창작 뮤지컬 ‘소리도둑’도 최종 성적은 적자였다.

대박 뮤지컬의 상징이었던 ‘맘마미아’ 역시 결과가 좋지 않다. 지난해 12월 개막한 ‘맘마미아’는 평균객석 점유율 80%, 유료관객 점유율 70%의 성적으로 막을 내렸다.


2006년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3개월 공연할 당시 전석 매진에 유료관객 점유율 93%였다는 점을 비교하면 관객 감소 추세가 확연히 보인다. 이러한 뮤지컬 시장의 침체 이유는 무엇보다 고유가와 물가상승 등 서민 경제가 급격히 어려워지면서 시민들이 문화비 지출을 대폭 줄였기 때문으로 파악되고 있다.

◇손해 보더라도 공연 알리자= 자본력과 홍보채널이 부족한 중소형 뮤지컬 제작사들은 공연 알리기에 몰두하면서 티켓 가격을 50~75% 가량 할인하고 있다. 일단 이름을 알리고 나면 시장 경기가 좋아졌을 때 관객을 끌 수 있다는 예측에서다.

서울 뮤지컬컴퍼니는 ‘신 행진 와이키키’의 티켓 가격을 2~8만 원에서 1~3만 원대로 대폭 낮췄다. 오는 6월 서울 국립극장에서 12회 공연할 예정인 이 뮤지컬은 전석 매진되더라도 5,000만 원 가량 적자가 난다.

김용현 서울뮤지컬컴퍼니 대표는 이와 관련 “영화 ‘와이키키 브라더스’의 저작권 침해 소지가 있는 부분을 모조리 바꿨다”며 “완전히 새로운 작품을 관객들에게 알리기 위해 손해를 감수하고 티켓 가격을 낮춘 것”이라고 말했다.

뮤지컬 ‘인터넷 데이팅’도 당초 4만 원이었던 가격을 지난 21일 1만~1만 2,000원으로 낮췄다. 전석 매진되더라도 약 3,000만 원의 적자가 생기는 파격 할인을 감행한 까닭은 제작사가 공연 알리기에 초첨을 맞췄기 때문이다.

◇스타 앞세워 관객 끌기= 대형 제작사와 연예기획사들은 스타 마케팅으로 불황을 이겨낸다는 전략을 세웠다. 설앤컴퍼니는 최근 연예기획사 YG엔터테인먼트(대표 양현석)와 손을 잡았다. 이에 따라 세븐, 빅뱅 등 YG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이 뮤지컬에 진출할 가능성은 대폭 커지고 있다.

대형 연예기획사 SM엔터테인먼트는 28일 공연 제작을 전문으로 하는 자회사 SM 아트 컴퍼니를 설립하고 브로드웨이 뮤지컬 ‘재너두’를 오는 9월 공연한다고 발표했다. 올리비아 뉴튼 존이 출연한 영화를 원작으로 한 이 뮤지컬에는 그룹 ‘슈퍼주니어’의 김희철, 강인이 출연할 예정이다.
by 100명 2008. 5. 30. 09: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