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정거장 으악!… 하나뿐인 변기 고장

플라스틱 봉투 임시 사용

오물 새어나와 처치 곤란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단 하나뿐인 변기가 고장 나 우주인들이 '최우선 문제(No. 1 problem)'를 해결하느라 고생하고 있다고 AP통신이 28일 보도했다.

현재 변기는 ISS의 러시아 모듈(module·주거 공간)에 설치돼 있으며 우주인의 대·소변을 무중력 상태에서 송풍기 날개의 회전력으로 빨아들여 별도의 용기에 저장한다. 1900만달러(약 197억원)짜리 러시아제(製) 첨단 장비다. 이 변기가 작동하지 않으면 오물이 공중에 둥둥 떠다니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 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갑자기 큰 소음과 함께 ISS 변기의 팬(fan)이 멎었다"며 "우주인들이 수리하려 했지만 대변 흡입부만 작동하고 소변 흡입부는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 탓에 우주인들은 현재 '아폴로 주머니'라고 불리는 플라스틱 봉투에 볼일을 보고 있다. 이 방식은 미 아폴로 우주인들이 용변을 볼 때 썼던 방식이지만 일부 오물과 악취가 봉투 밖으로 새어 나오는 단점이 있다.

NASA는 31일 발사될 미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에 우주 변기의 부품을 실어 보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로부터 부품을 받는 데 시간이 걸리고, 발사를 앞둔 우주왕복선의 화물 무게를 변경할 경우 연료량과 궤도 등을 다시 수정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그래도 디스커버리호에는 자체 화장실이 있어 예정대로 6월 2일 ISS와 도킹할 경우 ISS의 우주인들이 한동안이나마 시름을 덜 수 있게 된다.

by 100명 2008. 5. 29. 09: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