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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가 체 게바라 열풍이 다시 분다
ㆍ오스트리아선 쿠바혁명 기간 사진 전시회
남미의 ‘혁명 아이콘’ 에르네스토 체 게바라의 탄생 80주년(6월14일)을 앞두고 영화·전시·출판 등에서 ‘체 게바라 붐’이 재연될 조짐이다.
지난 25일 폐막한 제61회 칸국제영화제에서는 미국의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이 만든 게바라의 전기영화 ‘체(Che)’가 큰 관심을 모았고, 게바라를 연기한 푸에르토리코 배우 베니치오 델 토로는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26일에는 오스트리아 빈의 베스트리히트 갤러리에서 게바라 탄생 80주년 기념 사진전이 막을 올렸다. 쿠바 혁명기간 동안 쿠바 사진작가들이 찍은 게바라의 사진들이 전시되고 있다. 이 중에는 사진은 물론 포스터와 티셔츠·가방·커피잔에 이르기까지 수없이 등장하는, 베레모를 쓴 게바라의 모습(사진·1960년 3월 알베르토 코르다 촬영) 원판이 포함돼 있다. AFP통신은 이 사진을 가리켜 “전 세계에서 가장 널리 복제되는 사진일 것”이라고 평했다.
사진전 참석을 위해 빈에 온 게바라의 아들 카밀로는 AFP와의 인터뷰에서 “언젠가는 쿠바 감독이 아버지에 대한 영화를 만들길 바란다”고 말했다. 영화 ‘체’ 제작 과정에서 감독인 소더버그와 접촉하기도 한 그는 이 영화가 건조할 만큼 사실묘사에 치우쳤다는 지적에 대해 “완성된 영화를 보지는 못했지만, 아버지의 정신에 충실했다면 문제가 없다”고 했다. 카밀로는 “쿠바에서 아버지의 존재는 ‘현재형’이지만, 아직 (아버지에 대해) 이뤄져야 할 작업이 많이 남아있다”고 밝혔다. 그는 쿠바 수도 아바나에서 ‘체 게바라 연구센터’를 이끌며 게바라의 미발행 유고들을 출간하는 일에 힘쓰고 있다.
카밀로의 어머니이자 체 게바라의 두번째 부인인 알레이다 마르치는 최근 회고록 ‘체, 회상’을 펴냈다. 마르치는 쿠바혁명 중이던 58년 이념적 동지로 게바라를 만나 67년 게바라가 죽음을 맞기까지 부부의 인연을 함께했다. 남편 사후 41년 만에 입을 연 마르치는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사진과 게바라가 보낸 엽서·편지 등을 통해 ‘인간의 얼굴을 한 혁명가’의 모습을 털어놓았다.
앞서 지난해 10월에는 체 게바라의 사망 40주기를 맞아 쿠바와 아르헨티나, 볼리비아, 칠레, 베네수엘라 등 남미 전역에서 추모 열풍이 불었다.
28년 6월14일 아르헨티나 로사리오에서 태어난 게바라는 부에노스아이레스 의대를 졸업한 뒤 잠시 의사로 일했다. 두 차례의 남미 여행을 통해 민중의 삶을 목격한 그는 55년 카스트로를 만나 쿠바 혁명에 뛰어들었다. 쿠바 중앙은행 총재와 산업장관 등을 지냈지만 65년 모든 기득권을 버리고 혁명의 일선으로 돌아갔다. 콩고에서 반정부 활동에 실패한 그는 66년 볼리비아로 떠나 게릴라 활동을 벌이다 67년 10월9일 볼리비아 정부군에 의해 총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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