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계 곳곳서 저작권 갈등

(서울=연합뉴스) 김희선 기자 = 공연계가 저작권 문제로 곳곳에서 몸살을 앓고 있다.

뮤지컬컴퍼니 대중(이하 대중)은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와 관련, 이 작품의 저작권을 보유한 미국 에이전시 탐스 위트마크 및 국내 저작권자 CJ엔터테인먼트와 갈등을 겪고 있다.

과거 미국 측으로부터 라이선스를 얻어 '브로드웨이 42번가'를 공연했던 대중은 오는 8월 이 뮤지컬을 한전아트센터에서 공연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번 공연은 저작권 없이 진행된다.

대중 측은 "이번 작품은 1980년 만들어진 뮤지컬이 아니라 뮤지컬의 원작인 1930년대 영화를 토대로 새로운 곡을 붙여 만든 작품"이라며 "영화의 저작권 기한 50년이 이미 지났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내년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를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할 예정인 CJ엔터테인먼트는 미국 에이전시와 함께 법적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

CJ엔터테인먼트 측은 "미국 에이전시 탐스 위트마크가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을 근거로 공연금지가처분 신청을 제기할 예정이며, 추후 저작권법 위반 소지가 있는지도 검토해 적절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중은 현재 공연 중인 뮤지컬 '넌센스' 역시 계약기간이 만료된 상태에서 공연을 진행해 오면서 저작권 에이전시 '브로드웨이 오버씨즈 매니지먼트 코퍼레이션'(이하 BOM)과 갈등을 겪은 바 있다.

이에 대해 대중 측은 "지난 15일 BOM이 공연금지가처분 신청을 제기했지만 저작권료 협상을 진행 중인 상태에서 벌어진 일"이라며 "미국 측과 협의를 통해 원만히 해결했다"고 말했다.

뮤지컬 '신 와이키키 행진'을 내달 무대에 올리는 서울뮤지컬컴퍼니도 영화사와 저작권 갈등을 겪고 있다.

영화 '와이키키 브라더스'를 각색한 뮤지컬을 2004년부터 공연해 온 서울뮤지컬컴퍼니는 이번에는 뮤지컬 제목을 '행진 와이키키'로 바꾸고 내용도 수정해 내달 국립극장에서 공연할 예정이다.

서울뮤지컬컴퍼니 측은 "초연 때에는 저작권을 가진 영화사와 협의해 공연을 진행했지만, 이번에는 저작권자로부터 라이선스를 얻지 못해 내용을 전면 수정하고 새로운 곡을 추가해 영화의 잔재를 벗은 독립적인 작품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저작권을 지닌 영화사 MK픽처스는 "향후 완성된 공연물을 보고 저작권 침해 여부를 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법적 분쟁으로 번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by 100명 2008. 5. 27. 22: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