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산조각 비파형동검 대전서 출토

기사입력 2008-05-27 07:02 |최종수정2008-05-27 08:53
산산조각 비파형동검
조선시대 무덤에서는 卍자문 동경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한반도 중부 이남에서 실질적인 청동기시대 개막을 이야기할 때 그 표지적인 유물로 평가되는 비파형동검(琵琶形銅劍)이 대전 서남부지구 택지개발사업지구 예정지인 유성구 상대동 양촌마을에서 발굴됐다.

기존 비파형동검이 대체로 무덤에서 온전한 상태로 출토되는 것과는 달리 이번에는 산산조각이 난 상태로 발견됐다. 이는 무덤이 붕괴되거나 도굴되는 등의 과정에서 발생했다기보다는 무덤을 조성할 당시에 이미 여러 조각으로 동강난 채 시신과 함께 묻혔을 가능성이 더 크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매장문화재 전문조사기관인 백제문화재연구원(원장 서오선)은 한국토지공사 대전충남지역본부가 시행하는 택지개발사업부지에 포함된 상대동 65-9번지 일대 양촌마을 20만7천㎡를 지난 1월10일부터 발굴조사한 결과 청동기시대에서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조성된 각종 고분과 집터 등의 문화 흔적 58곳을 찾아냈다고 27일 밝혔다.

이 중에는 청동기시대 고분으로는 판돌을 이용해 무덤방을 조성한 석곽묘(石槨墓) 11기와 덮개만 판돌을 쓰고 무덤방은 맨땅으로 파서 만든 구덩이를 그대로 이용한 석개토광묘(石蓋土壙墓) 3기, 그리고 옹관묘 1기가 포함돼 있다.

비파형동검 출토 석관묘

비파형동검은 길이 158 x 폭 69 x 깊이 27㎝로 묘광(墓壙)을 마련한 3호 석관묘 내부 중앙 부근 동쪽 벽면에 치우친 곳에서 발견됐다.

박태우 실장은 "발견된 위치가 현재의 지표면에서 약 15㎝ 가량 내려간 곳이며, 10조각 이상으로 깨진 채 아래 위로 중첩된 상태로 어지럽게 출토됐다"면서 "일부 지도위원은 무덤이 조성된 뒤 어느 시점에 그것이 붕괴해 내리면서 동검이 조각났을 가능성을 제기하지만 발굴자의 시각에서는 원래부터 조각을 내서 매장했을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나아가 이번 조사대상지에서 발굴된 조선시대 토광묘 중 7호묘에서는 불교의 상징인 '卍'이라는 문자를 도안한 범어 동경(梵語銅鏡)이 청동합 1점, 청동숟가락 1점 등과 함께 출토됐다.

조선시대 무덤의 청동합

조선시대 무덤에서 卍자 동경은 출토 사례가 그다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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卍자경 동경

by 100명 2008. 5. 27. 08: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