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이어 케이블에도 사전제작 바람

기사입력 2008-05-27 07:30


[OSEN=최현유 기자] 최근 사전제작 바람 열기가 뜨겁다. 이 같은 분위기에 케이블도 동승해 눈길을 끈다.

먼저 지상파 SBS는 ‘비천무’를 시작으로 현재 방영중인 ‘사랑해’, 내달 2일 방영될 ‘도쿄, 여우비’, 내달 16일 방영을 앞두고 있는 ‘식객’까지 지상파로는 우연찮게도 사전제작 드라마만을 연달아 방송하게 됐다.

사전제작 드라마는 보통 첫 방송 날짜 전에 촬영과 편집을 모두 마친 드라마를 말한다. 시청률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는 공중파에서 이 같은 드라마를 방송하기란 쉽지 않은 일. 모니터링을 통한 피드백을 할 수 없다는 점도 피해갈 수 없다. 이 같은 연유만을 놓고 보아도 의외의 일이라는 게 주위 관계자의 말이다.

지난 2006년 MBC에서는 '내 인생의 스페셜'이라는 사전제작 미니시리즈를 방영, 탄탄한 내용과 배우들의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은 적 있다. 이처럼 제작자들이나 배우들 대부분은 완성도를 위해‘사전제작’의 필요성을 이미 절감하고 있는 상태다.

‘도쿄, 여우비’의 주인공인 김태우는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 “사전제작 드라마는 시간적 여유가 있기 때문에 작품에 대한 준비를 더 할 수 있고, 그 만큼 작품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지만 시청률 때문에 제작이 어려운 것 같아 안타깝다”는 의사를 내비친 적 있다.

이런 가운데 케이블도 이 같은 흐름에 합류했다. 채널 CGV에서는 4명의 이른바 ‘불량소녀’들의 비밀 동거기 이야기를 다룬 ‘리틀맘 스캔들’ 을 내달 14일 방송한다. 드라마 ‘마지막 승부’, ‘보고 또 보고’의 장두익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드라마 ‘카이스트’, ‘천국의 계단’의 김남희 작가가 극본을 맡은 작품이다.

OCN에서는 지난 해 여름 촬영을 시작, 6개월 동안 100% 사전제작된 ‘과거를 묻지 마세요’(제작 옐로우엔터테인먼트, 연출 김흥동 정용기, 각본 정용기)를 방송중이다. 어느 날 갑자기 냄새를 통해 남성들의 불미스러운 과거를 볼 수 있는 특이한 능력을 갖게 된 이혼녀(김원희 분)가 다양한 해프닝을 겪으면서 진정한 사랑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로맨틱 코미디물.


지상파 편성을 목표로 한 이 드라마는 제작사와 방송사의 편성 조율에 난항을 겪다 5개월 만에 케이블 채널에서 전파를 타게 됐다.

배우 정유석은 ‘과거를 묻지 마세요’ 제작발표회에서 “사전제작을 하다보면 분명 전체적으로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며 “사전제작이 많이 정착이 된다면 더 많은 퀄리티 높은 작품들이 해외로 소개될 수 있을 것”이라고 의견을 밝힌 바 있다.

케이블 사전제 드라마는 이뿐만이 아니다. 이서진 박한별 주연의 채널 CGV 드라마 '프리즈' 를 비롯, '에이틴' 등도 사전제로 제작됐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케이블 방송사 한 관계자는 “첫 번째로 완성도를 높일 수 있고, 두 번째로 높아진 완성도만큼 작품의 만족도가 올라간다. 마지막으로 마케팅에도 도움이 된다”며 “이 같은 3박자가 딱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많아진 사전제작의 이유를 설명했다.

대부분 지상파에서 사전제 드라마를 방송했을 때 보이는 낮은 시청률 또한 케이블에서는 해당사항이 아니다.

이 관계자는 “작품에 따라 다르겠지만 케이블에서는 사전제작 드라마 시청률은 나쁘지 않은 편”이라며 “오히려 케이블에서는 사전제가 맞다. 미리 편성을 염두에 두고 작품을 제작하기 때문에 촬영 시간에 쫓기어 작품을 제작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는 게 제작자들의 변이다”고 전했다.
by 100명 2008. 5. 27. 08: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