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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의 미스터리를 풀어라!
<1> 동물, 지진 예감하나...초저주파나 땅 속 진동으로 감지
중국 쓰촨성에서 지진 발생 후 지구촌에 지진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지진 발생 3일 전 두꺼비 수 천 마리가 도로로 쏟아져 나왔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궁금증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생겨나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 지진 지역의 구조 활동에 나서고 있다. '동물은 과연 지진을 예측할 수 있는가?' '우리는 왜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도울까?' '부산은 안전한가?…. 이런 궁금증을 과학으로 풀어본다.
·동물은 지진 징후를 감지할 수 있을까
◇지진 3일 전: 중국 쓰촨성 원촨현 남쪽 미안주에서 두꺼비 수 천 마리가 도로를 뒤덮었다. 주민들은 흉조라며 두려워했다.
◇지진 당일: 후한시 동물원의 얼룩말들이 갑자기 미친 듯이 출입문에 '박치기'를 하기 시작했다. 또 한낮에 주로 잠을 자는 사자가 불안한 듯 우리를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녔다. 지진 5분 전, 공작들이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실제 중국 지진 때 목격된 사실이다. 동물은 과연 어떻게 지진의 위험을 미리 감지할 수 있을까. 이는 지진이나 지진해일이 발생할 때마도 제기된 미스터리다. 과학자들은 여기에 몇 가지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우선 동물들은 지진이 발생하기 전에 땅 속의 바위가 운동할 때 발생하는 진동(혹은 초저주파)이나 전기적인 신호를 감지한다는 것.
실제 동물들은 초저주파를 사용하고 있다. 코끼리 수컷은 초저주파를 이용해 수십㎞ 떨어진 곳의 암컷을 찾아낸다. 고래도 저주파로 의사소통을 한다. 코끼리 저주파는 5~50㎐ 사이의 주파수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 지진조사국 연구팀은 수십 년 전부터 동물의 이상 행동을 보고 20여 차례나 지진을 예측하는 데 성공했다. 대표적인 성공 사례가 지난 1975년 랴오닝 성 하이청 현에서 발생한 진도 7.3 규모의 지진 예측. 당시 지진 당국은 동물들의 이상 행동과 우물 지하수 수위가 변하는 것을 보고 주민들을 대피시켰는데 하루 후 지진이 발생해 인명피해를 줄이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그러나 이는 중국 대륙 전체의 지진 발생 수에 비하면 아주 미미한 예측 성공 확률이며, 동물 행동을 보고 지진을 예측하기란 아주 어렵고 애매하다"고 밝혔다.실제 쓰촨성 지역언론은 지진 발생 2일 전 두꺼비의 이상 행동을 보도했지만 관계 당국은 여기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악플' 네티즌 왜 지진 피해자를 도울까?
중국에서 지진이 발생하자 국내의 '악플러'들이 '올림픽 성화봉송 때 중국인 난동사건'을 들먹이면서 악성 댓글로 달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현지 진출 한국 기업가들의 억장이 무너지고 있다는 내용의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네티즌들이 자발적으로 성금을 모으기 시작했다. 무엇이 이들의 마음을 돌려놨을까. 단순히 국내 기업을 위해서일까. 이런 계산 때문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
미국 미시간대 연구팀의 설명이다. "위기 상황에서 빠진 사람을 돕는 것은 인간의 본능과 연결되어 있다. 이런 사회적 본능의 연원은 사냥 및 채집시대의 인류 조상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인류 조상은 150명 정도의 소규모 집단을 이루며 여기저기를 돌아 다녔다. 만약 동료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돕지 않는다면 그 집단은 당연히 격감한다. 따라서 이타적인 집단이 번성해 오늘날에 이르렀다는 설명이다.
특히 TV와 인터넷의 발달은 이런 본능을 더욱 자극한다. 에모리대 연구팀은 "구조의 손길은 이미지에서 촉발된다"며 "TV뉴스를 보면서 시청자들은 무의식적으로 자기 자신이 재난 상황에 처한 것으로 생각하게 되며, 이것이 동정을 불러일으킨다"고 설명했다. 남을 돕는 것이 스스로를 돕는 일이며, 결국 기분까지 좋게 하는 것의 과학적인 이유다.
·부산, 지진에 안전할까?
부산대 BK21 연안환경시스템사업단 손문 교수팀에 따르면 부산도 결코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것. 그럼 부산에서 지진이 발생하면 가장 위험한 곳은 어디일까. 손 교수팀이 지난해 발표한 연구논문(본보 2007년 4월11일 20면 보도)에 따르면 부산역-부산진역 구간(1위), 범일동 진시장 부근(2위), 서면 롯데백화점 일원(3위)이 지진에 취약하다는 것. 이곳은 동래단층이 지나가고 연약지반이기 때문에 지진에 가장 취약하다. 따라서 이곳에 빌딩이나 아파트를 건설할 때 내진설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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