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강진> 구호품 비리의혹으로 유혈사태 발생

(홍콩=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중국 쓰촨(四川) 대지진 피해지역에서 관리들이 이재민 구호품을 빼돌렸다는 비리 의혹이 제기되면서 격렬한 유혈 충돌사태가 발생했다고 홍콩 명보(明報)가 23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지난 21일 더양(德陽)시 뤄장(羅江)현 읍내에서 주민 수천명이 구호물품을 실은 화물트럭이 한 상점에 물품을 들여놓으려는 것을 발견하고 해명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면서 경찰과 충돌했다.

격분한 주민들은 현장에 설득나온 관리들과 경찰을 구타하고 경찰 차량을 부수는 등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중국 인터넷 포털에는 당시 상황을 상세하게 전하는 글들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당시 현 읍내에서 주민들이 트럭 한대가 한 상점 앞에 라면, 죽, 탕, 물 등 구호식량을 내려놓는 것을 발견하고 질문을 던지자 트럭 운전사는 물품을 모두 내리지 않고 황급히 떠났다.

주민들의 신고로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들에게 번호판이 없는 군용 지프가 도착, 군 부대 관계자라는 신분증을 보여준 뒤 상점 앞에 내놓았던 구호물품을 실어가려 했다.

소식을 듣고 몰려온 주민들은 상점과 군용 차량을 에워싸고 항의 시위를 벌이기 시작했고 출동한 수백명의 공안 및 무장경찰과 대치했다.

게다가 주민들의 요구로 문을 연 상점 안에 대량의 구호물자가 쌓여있는 것이 발견되자 더더욱 격분한 시위대는 해산을 설득하러 나온 옌충핑(嚴崇平) 공안국 부국장을 비롯해 관리들을 집단 구타하고 경찰 차량을 부수기도 했다.

특히 경찰이 폭력을 휘두른 일부 주민을 연행해가려 하자 시위 상황은 더더욱 격렬해졌다.

한동안 시위를 벌이던 주민들은 결국 현지 당국이 진상 규명을 약속한 뒤에야 해산했다.

뤄장현의 시위 사태에 앞서 구호물품의 수급과 배분을 맡고 있는 중국 적십자회가 이재민용 천막 하나를 시장가격보다 훨씬 높은 1만위안(약 150만원)에 구매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네티즌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현재 중국에서 4∼6인용 텐트의 시가는 개당 1천800위안(27만원) 정도다.

by 100명 2008. 5. 23. 12: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