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원건설 영화배급업 진출
"7월 해외 애니메이션 수입… 첫 배급할것"
브래트 피트 출연'번 애프터…'도 계약



칸(프랑스)=안길수 기자 coolass@sed.co.kr

중견 건설업체인 성원건설이 영화 배급에 나서며 본격적으로 영화시장에 뛰어든다. 성원건설은 아파트 브랜드 ‘상떼빌’로 잘 알려진 기업으로 자회사 성원아이컴을 통해 올 여름부터 해외에서 수입한 영화를 자체 배급할 계획이다.

성원아이컴의 김동영 영화사업 팀장은 제61회 칸 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현지에서 기자와 만나 “오는 7월 해외 애니메이션 영화를 수입해 첫 작품으로 배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이어 “최근 건설경기가 좋지 않아 회사 차원에서 새로운 사업을 모색키 위해 지난해부터 영화사업에 관심을 둬 온것”이라며 “문화 콘텐츠 분야에서 새로운 진로를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같이 성원이 영화배급 분야로 사업을 확대한 것은 최근 국내 개봉했던 ‘테이큰’ ‘스텝업2’ 등 작은 영화들이 예상 외 대박을 터뜨릴 만큼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기 때문. 투자대비 수익률을 비교했을 때 한국영화에 투자 배급하는 것보다 훨씬 안전해 중소 업체가 진출할 경우 이러한 방식을 선호하는 것.

게다가 영화 배급사업에 나선다는 것은 1년 동안 적어도 10개 안팎의 작품을 확보해 극장에 배급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대기업 계열사가 아니고서는 한국영화로 이러한 숫자를 채우기가 힘들다. 이에 따라 성원아이컴은 올해 칸 영화제 기간 동안 열린 필름 마켓에서 할리우드 영화를 포함, 4~5개 작품에 딜 메모(Deal memoㆍ일종의 가계약서)를 내놓았다. 이에 앞서 올해 8월 이탈리아에서 개최되는 베니스 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번 애프터 리딩(Burn after readingㆍ사진)’을 수입ㆍ배급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이 작품은 브래드 피트와 조지 클루니가 출연하고 코헨 형제가 연출을 맞은 작품으로 국내외 비평가들에게 기대를 모으고 있는 작품. 비밀 첩보원으로서의 자신의 업무와 일상을 고스란히 기록한 자료들을 분실한 CIA 수사관의 이야기를 다룬 블랙 코미디다.

한편 성원이 영화 배급사업으로 확대함에 따라 중소형 외화를 수입해온 스튜디오2.0, 미로비전 등과 같은 외화 수입ㆍ배급 업체와의 출혈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 성원아이컴은 지난해 10월 개봉한 ‘카핑 베토벤’과 올해 3월 화제를 모았던 중국 펑 샤오강 감독의 ‘집결호’ 등을 수입하면서 충무로에 진출했다.

by 100명 2008. 5. 22. 1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