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회 칸느영화제, 디지털화에 잠식

96개국 1783편 출품 … 5년전 대비 1000편 증가

25일까지 진행되는 제 61회 칸느영화제는 그 어느 때 보다 디지털화의 물결로 출렁이고 있다. 디지털 장비를 사용한 촬영과 컴퓨터 편집이 보편화 되면서 참가 작품수가 크게 늘었다. 기술발전에 따른 세계 영화예술의 ‘민주화’란 평가와 수가 질로 반영되진 못했다는 지적이 공존하고 있다고 스위스 일간 ‘르땅’이 주말 보도했다.

칸영화제 홍보대표인 티에리 프레모는 올해 영화제에는 96개국에서 1784편의 장편이 출품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대비 200편, 5년전과 비교해서는 1000편이 는 수치다.

이 같은 참가작품의 폭발적 증가는 영화에 대한 수요가 늘어서도, 영화예술을 활성화하고자 하는 각국 정부의 적극적 정책 때문도 아니다. 세계 도처에서 영화 관람객 수는 갈수록 줄고 있는 추세다. 또 ‘유럽음성영상관측소’의 최근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유럽에서 제작된 장편영화는 총 921편으로 전년대비 10편 밖에 늘지 않았다.

‘르땅’은 칸느영화제 출품작 증가 및 출품국가 다양화의 원인을 전 세계 영화예술의 민주화에서 찾았다. 디지털 장비를 사용한 촬영과 컴퓨터 편집의 보편화에 따른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5년 전 이미 예고됐다. 당시 칸영화제 최고픽션상을 수상한 스위스 뱅상 플뤼스 감독의 ‘옹디레르쉬드’ 역시 디지털 촬영으로 며칠 만에 만들어진 영화였다. 5년 후인 현재 디지털 촬영이 한층 일반화되면서 올해에는 단편영화까지 포함해 107개국의 영화가 출품됐다.

시장(배급사, 제작사)과 영화제간의 직접적 관계를 통한 통상적 출품방식에도 균열이 생겼다. 세계 곳곳으로부터 칸 영화제 사무실로 도착한 영화들이 출품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필름형식으로 보내진 영화는 찾아보기 힘들어졌으며 완전 디지털화된 영화는 고화질 저장매체에 담겨 우편으로 전달되고 있다. 디지털기술은 영화 제작과정도 가속화시켰다. 윔 웬더스 감독과 같은 일부 영화인들은 디지털 기술로 제 시간에 새 작품을 완성할 수 있었다.

by 100명 2008. 5. 20. 1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