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로같은 코엑스주차장 고객만 골탕

기사입력 2008-05-20 07:16


전시컨벤션센터이면서 복합문화공간으로 발돋움한 서울 삼성동 코엑스(COEX). 하루 평균 14만명, 주말에는 25만명이 이곳을 다녀가는 서울 명소지만 미로 같은 주차장으로 시민을 골탕 먹이는 애물단지이기도 하다.

윤 모씨는 지난 11일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이하 코엑스 호텔)에 들른 뒤 주차장을 빠져나오면서 주차안내원에게 무료 주차권을 내밀었다가 낭패를 봤다. 해당 주차장은 코엑스 전용 주차장이기에 호텔에서 발급해 준 주차권을 사용할 수 없다고 했다.

처음부터 호텔에서 운영하는 주차장에 차를 대야 했다는 핀잔까지 들었다. 같은 지하공간이지만 코엑스와 코엑스 호텔은 운영 주체가 달라 주차장도 구분돼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자가 직접 코엑스 4번 게이트를 따라 코엑스 호텔 주차장을 찾아가려 했으나 도착한 곳은 엉뚱하게도 코엑스 전용 주차장이었다. 안내표지판을 유심히 보지 않는 이상 도저히 찾기 힘든 구조였다.

주차안내원은 "10명에 1명꼴로 길을 잘못 들어오는 예가 있다"며 되돌아가는 길을 알려줬다.

1층으로 다시 올라와서 찾아간 코엑스 호텔 주차장. 이번에는 비싼 주차비에 깜짝 놀랐다. 주차비가 30분에 4500원, 10분 추가에 1500원인 것. 앞서 찾아간 코엑스 전용 주차장 주차비(30분에 2000원, 추가 15분에 1000원)보다 두 배나 비쌌다. 코엑스에 입주한 업체별로 따로 주차장을 쓰면서 주차비도 달리 받고 있는 것이다. 18만㎡(5만6000평) 규모인 코엑스에는 모두 10개 주차출입구가 있으며 이 중 5개만 코엑스 전용 주차장으로 통한다. 코엑스 호텔 두 곳, 현대백화점, 도심공항터미널, 오크우드호텔 등으로 통하는 주차출입구는 다르다.

이에 따라 주차비를 놓고 시민과 안내원 간에 크고 작은 실랑이가 발생하기도 한다. 김 모씨는 "코엑스 호텔인지 모르고 잠시 주차했다가 4500원을 내고 오면서 주차안내원과 심하게 다퉜다"며 "같은 지하인데 통로도 다르고 주차비도 천차만별인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이처럼 분쟁이 발생하다 보니 주차비를 더러 깎아 주는 예도 있다고 했다. 이곳에선 주차해 둔 차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워낙 넓은 데다 안내표지판도 복잡해 주차 장소 표지를 잘 외워 두지 않으면 헤매기 일쑤다.

코엑스 관계자는 "코엑스가 복합단지다 보니 사람들이 급한 마음에 차를 몰고오다 보면 주차하면서 헷갈리거나 주차해 둔 장소를 잊어버리기도 한다"며 "주차장 진입로에 설치된 안내표시를 잘 확인하고 주차장에서는 위치확인시스템을 활용하면 좋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by 100명 2008. 5. 20. 08: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