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토로라 “땡큐! 코리아”

기사입력 2008-05-18 16:00
기능보다 디자인. 최첨단 기능과 소재로 무장한 국산 휴대폰이 쏟아지지만 유독 ‘모토로라 스타일’에 대한 한국인의 애정이 유별난 것 같다.

상대적으로 기능이 열세인 모토로라 모델들이 세계적으로 사상 최악의 실적에도 불구하고 한국시장에서 ‘나홀로 인기’를 누리는 것을 보면 더욱 그렇다.

슬림폰의 대명사 ‘레이저(m500)’는 업계도 놀랄 만큼 최장기간 ‘스테디셀러’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SK텔레콤에서 출시된 지 3년이 지난 구형 모델이지만 현재도 하루 1000대 정도 꾸준히 개통되고 있는 것. 지난해 가을 이미 150만대를 넘어서더니 올 들어 200만대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는 SK텔레콤을 통해 출시된 역대 제품 가운데 누적 판매량으로 최다 수준이다. 전 세계적으로 1억대 이상을 팔아치운 이 모델이 국내에서 언제까지 ‘베스트셀러’ 자리를 유지해 갈 지도 관심거리다.

또 이 같은 레이저의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고자 지난해 6월 선보인 레이저2 스퀘어드(V9m)도 1일 개통 800대를 넘기며 1년여 만에 30여만대가 판매됐다.

이는 레이저 후속 제품이라는 타이틀이나 한정판이라는 이름으로 V9m WISH, V9m LE 등 조금씩 다른 모델을 ‘프리미엄’으로 포장해 선보인 전략이 상당 부분 적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베컴폰으로 불리는 이 모델은 지난 2월 또다시 V9m ‘골드폰’으로 출시, 고급스러움과 소장 가치를 느끼고 싶어하는 특정 구매층을 유혹했다. 그 결과 기존 V9m 제품보다 출고가를 8만원 정도 비싸게 책정했음에도 하루 500대 정도 개통되며 누적 판매량 4만대에 육박하고 있다.

이 밖에 출시된 지 보름 정도밖에 안된 Z8m도 벌써 하루 250대를 넘기는 등 모토로라의 ‘효자 모델’ 계보를 이어갈 조짐을 보이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국내 제조사들은 제품 출시 시기나 모델교체 사이클을 대폭 줄여 나가는 추세인데 비해 모토로라는 인기모델을 업그레이드해 출시하고 있다”며 “소수의 모델로 장기간 판매하는 전략이 먹히는 데는 나름대로 ‘모토로라 스타일’을 고집하는 마니아 층의 영향이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by 100명 2008. 5. 18. 18: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