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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광장 '美 쇠고기 반대' 4만 인파…김장훈 윤도현 참석(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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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지훈 기자] '미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문화제'가 열린 17일 서울 청계광장. 교육당국이 집회 현장에 교사 900여 명을 배치해 '학생지도'에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이에 아랑곳않고 교복을 입은 수천명의 중고생들이 손에손에 촛불을 들고 청계천의 밤을 밝혔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에 반대하는 1700여 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광우병대책회의는 17일 오후 7시부터 서울 청계광장에 모여 '미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문화제'를 개최했다. 주최측은 참여한 인원이 4만명이 넘었다고 발표했다. 실제로 청계광장은 촛불을 든 인파로 발 디딜 틈조차 없었다. 경찰은 집회 현장에 경찰병력 7500여 명을 투입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으나 우려와 달리 충돌이나 마찰없이 평화적인 집회가 이뤄졌다.
소복장을 하고 무대에 선 청소년들과 학부모들은 박현빈의 '빠라빠라'를 개사해 "FTA 반대"를 외쳤다. '학생지도'와 다른 목적으로 무대에 오른 교사도 여럿이었다. MBC '100분 토론'에서 "미국에 사는 교민들도 광우병을 걱정하고 있다"고 밝혀 파장을 불렀던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사는 주부 이선영씨 또한 전화연결을 통해 소감을 전했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은 "실천하는 양심의 촛불들이 여기에 모였다. 솔직하게 잘못했다, 미국이 이렇게 다 벗겨갈 줄 몰랐다고 이야기해야 한다. 미국에 빼앗긴 식탁주권을 찾아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이야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이명박 대통령이 재협상할 수 있는 힘을 우리가 실어줄 수 있을 것"이라며 "검역주권을 되찾아 올 때까지 양심의 촛불의 눈물을 흘립시다. 이 대통령이 미국과 재협상할 수 있도록 용기를 불어넣어주자"고 독려했다.
연예인들의 공연도 이어졌다. 관록의 록밴드 블랙홀은 히트곡 '깊은 밤의 서정곡'을 부른 뒤 "즐거움으로만 공연했는데 오늘은 마음이 무겁다. 죄송하다는 생각만 든다"며 "어른으로서 면목이 없다. 여러분이 있기에 살아나갈 희망이 생겨 고맙다"고 청소년들에게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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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록밴드 트랜스픽션은 영화 '즐거운 인생'의 OST '터질꺼야'를 부른 뒤 "우리가 먹는 게 무엇인지 알고 안전한 것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으며 배우 김부선은 "미국 축산업의 대표인지, 우리를 대표하는 관료인지 모르겠다"고 정부를 비판했다.
가수 이승환은 히트곡 '세상에 뿌려진 사랑만큼'과 '천일동안'을 들려줬다. "가수로 섰다기 보다는 시민의 한 사람으로 섰다. 이기적이게도 내 가족, 친구, 이웃이 걱정돼 여기 섰다"며 "제 조그마한 노랫소리가 여러분에게 큰 울림으로 힘이 됐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주최측은 "이승환씨는 원래 명단에 없었는데 갑자기 참여해 주셔서 고맙다"고 밝혔다.
미니홈피를 통해 집회 참여 의사를 밝혀 화제를 모았던 가수 김장훈은 "걱정했던 것과 달리 아름답게 행사가 진행돼 기분이 좋다. 가수니까 노래로서 제 마음을 전해드리겠다"며 '소나기'와 '난 남자다' '사노라면'을 불렀다. '사노라면' 가사 중 '새파랗게 젊다는게'를 '대한민국 사람인게'로 개사해 특유의 이단발차기와 함께 열창했다.
김장훈은 이날 오전 자신의 미니홈피에 "다들 애쓰는데 같이 가는게 후회 없으리란 생각이 든다. 혹시라도 만에 하나 불의의 일이 생겨서 앞으로가 어려워지더라도 이게 맘 편하다"며 집회 참여 의지를 강하게 밝힌 바 있다.
마지막을 장식한 이는 YB. 윤도현은 이날 김장훈 이승환 등 동료 가수들의 참석을 이끌었다. "과거 미군 장갑차에 생명을 잃은 미선 효순 집회 이후 처음으로 이 장소에 온 것 같다"고 말문을 연 윤도현은 "10대가 촛불 들고 나서는 것 보고 우리가 너무 창피했다. 욕먹을 각오를 하고 나왔다. 우리 밴드는 욕 먹어도 할 말은 하겠다"며 "작은 힘이라도 모아서 재협상하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후 7시에 시작한 집회는 4시간이 넘은 밤 11시 넘어서까지 계속됐다. 이날 집회에서 연설이 예정됐던 영화배우 문소리는 건강 상의 이유로 참석하지 못했다.
[미 쇠고기 반대 집회에 참여한 윤도현(위) 이승환(가운데) 김장훈.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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