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참여형 문화 콘텐츠를 개발하라”
[천안의 성장동력 기획진단4] '그들만의 문화' 탈피 시급

천안시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그동안 빈약했던 '문화'부분에 대한 시민참여형 콘텐츠 개발이 필요할 전망이다.
천안시는 그동안 개발주도형 시정으로 도시는 팽창한 반면, 시민들이 바라는 문화적 욕구에는 상대적으로 빈약했던 것이 사실이다.

도시가 발전하고 인구가 늘어날 경우 주민들은 여가와 레저, 문화적 콘텐츠에 대한 열망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따라서 천안시도 미래 사회발전에 코드라 불리는 ‘문화’에 대한 지원 사업을 확대시킬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천안시가 풍세면 일원 45만㎡에 국내 최초 외국인투자지역으로 지정 받아 총 729억5,000만원을 투자, 2004년 11월 준공할 계획이던 영상문화복합단지는 시행사의 투자의지 부족으로 산업단지로의 전환이 추진 중이다.

오는 7월 문화동 구 경찰서 건물에 개관 예정인 영상미디어센터 역시 인근에 주상복합건물이 사업계획을 신청 중이어서, 향후 토지 매입과 관련한 민원이 클 전망이다.

만약 이 두 사업이 정상적으로 진행됐다면 충남테크노파크가 추진하고 있는 영상사업과 네트워크를 구축, ‘신(新)문화지대’로 각광받을 공산이 컸다.

전국 아마추어 게임대회인 ‘천안 전국 아마추어 e스포츠 대회’ 역시 청소년들의 놀이문화로만 국한된다면 일반 시민들의 참여는 얻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도 있다.

매년 문화동 명동거리에서 열리는'천안 판 페스티벌'도 적은 예산과 상투적인 프로그램들로 시민들의 참여가 부족, 결국 지역의 문화예술인들의 '그들만의 잔치'로 전락하고 있다.

지난해 삼거리공원을 주무대로 열린 '천안 흥타령축제 2007' 춤 경연대회 모습.
또한 지난 2003년부터 시작한 흥타령축제는 축제 개최 5년 만에 지난해 말 우수축제로 승격했지만, 실질적인 시민참여는 부족하다는 분석이다.

이유는 ‘춤’이라는 소재를 축제의 맥으로 삼았지만, 무대 위 공연을 객석에서 바라보는 식의 축제는 시간의 갈수록 시민들의 관심 밖으로 밀릴 수 있기 때문.

지역의 한 문화계 관계자는 “흥타령 축제는 매년 수많은 예산을 들여 성대히 치러지고 있지만, 시민들의 축제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무대를 없애고 거리로 나와 모두가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프로그램과 콘텐츠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함평 ‘나비’, 안면도 ‘꽃’, 스페인 ‘토마토’를 배우자

전남 함평의 나비축제에 모인 관광객들과 시민들.(사진 나비축제 블로그)
전형적인 낙후지역이며 변변한 관광자원도 없는 전남 함평군은 지난 1999년 이석형 군수가 “깨끗한 환경에서만 사는 나비를 소재로 대규모 축제를 열자”는 제안으로 처음 나비축제를 열었다. 이후 이곳은 대표적인 지역 축제지, 대표적인 환경친화지역으로 거듭났다.

관광객도 꾸준히 늘어 축제 전 20만에서 1999년 5월 제1회 축제 때는 5일간 60만 명, 2004년은 154만 명으로 늘고 있다고 한다. 6차례의 축제를 통해 입장료와 나비상품 판매, 음식·숙박업소 소득, 지역 농산물 홍보 등 500억 원대의 직·간접 수입을 올린 것으로 군은 분석하고 있다.

올해는 지난 달 18일부터 오는 6월까지 ‘2008함평세계나비·곤충엑스포’가 열려 다양한 체험프로그램과 거리행사 등으로 관광객을 사로잡고 있다.

같은 충남지역인 태안군 안면도를 보자. 안면도는 지난 2002년 ‘국제꽃박람회’를 통해 30여 개국 170여 업체가 참여, 72만 명 이상의 관람객이 다녀갔다.

지난 2002년 태안군 안면도 국제꽃 박람회를 찾은 관광객들 모습. (사진 안면도 국제꽃 박람회 사이트)
박람회가 열린 뒤 국내 화훼수출이 연간 2천만 달러에서 5천만 달러로 증대됐으며, 안면도 관광객은 연간 2백만 명이 증가했다. 화훼산업 수준도 전국 5위에서 3위로 도약하는 성과를 거뒀다.

내년 4월에는 ‘안면도꽃박람회2009’가 열릴 예정이며, 박람회조직위원회는 110만 명의 관람객이 다녀갈 것으로 보고 있다.

스페인의 소도시 ‘부뇰’에서 매년 8월 열리는 ‘토마토 축제’는 그저 토마토를 던지고 맞는 것으로 세계적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스페인의 소도시 '부욜'에서 하룻동안 열리는 '토마토 축제'는 전 세계적인 축제로 알려졌다. (사진 토마토 축제 관련 블로그)
이곳 주민들은 단 하루, 단 두 시간의 축제를 위해 토마토를 재배한다. 이 축제는 특별한 규칙이 없고, 트럭에 가득히 운반되는 토마토를 집어 마구 던지고 맞는 것이 전부다.

축제가 끝나도 사람들은 즐거움 속에서 쉽게 빠져나오지 못한다. 그리고 축제 후 거리는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깨끗해진다.

전남 함평이나, 충남 태안 안면도, 스페인 부뇰 등은 모두 인구가 작은 도시다. 축제의 내용도 큰 것이 없다. 간단하다. 막대한 예산을 들여 축제를 치르는 것보다 얼마만큼의 시민들이 축제에 참여할 수 있고, 관광객들을 유치할 수 있느냐가 관건인 것이다.

by 100명 2008. 5. 17. 22: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