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MB맨 김용태 당선자 "IPTV는 이종격투기"

기사입력 2008-05-16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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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경태 기자= 김용태 당선자는 18대 총선에서 국민의 선택을 받은 몇 안 되는 뉴미디어 전문가 가운데 한 사람이다. 김 당선자는 서울 양천을 지역구에 출마해 통합신당 김낙순 후보와 접전을 펼친 끝에 간발의 (2500여표 차이) 승리를 거뒀다. 대전고,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김용태 당선자는 미국 존스 홉킨스 대학 연구원을 거쳐 중앙일보에서 뉴미디어 기획위원으로 활동하다 이명박 캠프에 합류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는 기획조정분과 전문위원으로 활약했다. 미디어산업에서 성장의 원동력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 지론이다.

--접전 끝에 3천여표 차이로 승리했다. 승리에 대한 확신이 있었나.

▲선배들이 유권자의 손을 잡아보면 당락을 육감적으로 느낀다고 했는데 나도 그런 경험을 했다. 출근길 인사(선거운동)를 하는 나에게 20여 명의 주민들이 인파를 헤치고 다가와 손을 잡아주었다. 승리를 확신했다.

각 선거구에서 10~20표 차이의 박빙의 승리였다. 내가 언제든지 잘못하면 쫓겨나겠구나 하는 두려움도 들었다. 이런 초심을 잘 간직해서 열심히 해 나갈 생각이다.

--새 정부의 목표는 무엇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나.

▲선진국은 모두 철두철미하게 보수개혁에 성공한 나라들이다. 영국의 대처가 그랬고 일본이 장기불황을 뚫고 성공한 것도 고이즈미가 보수개혁에 성공해서 그렇다. 미국도 레이건 때 시장경제와 자유주의를 통해서 국가시스템을 개혁하고 그것을 통해 장기호황을 일구었다.

반면에 진보개혁은 국민적 공감과 인기를 얻기는 수월할 수 있지만 그 결과는 국가의 성장 잠재력을 떨어뜨리고, 국민들의 의존심리를 키우고 그래서 대부분 실패했다. 지난 10년간 국가의 성장 잠재력이 심각하게 훼손됐다. 과감한 개혁이 필요하다.

--뉴타운 때문에 당선됐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그 점에 대해 언론에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논란의 핵심은 뉴타운 추가지정이었는데 우리 지역(양천)은 이미 뉴타운에 지정된 지역이다. 다만 지정된 후에도 추진이 안 되고 있는 부분이 있는데 그것을 잘 추진해달라는 것이 주민들의 뜻이었다. 오히려 뉴타운 때문에 선거 때 어려웠다. 항공기 소음피해나 고도제한 등 국가목적상 피해를 보는 가장 대표적인 지역이다. 국가가 이런 부분에 대한 보상을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입법 활동을 통해서 주민들의 요구에 부응해 나갈 것이다.

--그렇다면 건교위에서 활동하고 싶다는 것인가.

▲그 부분에 대해 고민이 많다. 하지만 문광위에 나름대로 전문성을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나는 통신과 방송이 융합하는 과정에서 방송 쪽을 주로 볼 것이냐 산업 쪽을 주로 볼 것이냐 경합했을 때 산업 쪽에 초점을 맞춰 보았던 편이다. 우리는 97년 이후부터 신성장동력을 찾아 여러 노력을 했지만 좌절했다. 과연 반도체와 자동차가 우리나라를 더 먹여 살릴 것이냐. 마지막 남은 영역은 디지털 방송 컨버전스다. 통신과 방송 융합의 영역은 국가적 도전이자 기회다. 이 문제는 국내적 시각에서 볼 문제가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통신 방송 융합이 급격하게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것이 이루어낼 산업의 규모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크다. 우리가 신속하고 빠르게 움직여서 이러한 표준과 제도에서 앞서나가야지 만 신천지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예를 들어 IPTV가 방송이냐 통신이냐는 논란은 국가적 차원에서 도움이 안 된다. 무한대 채널이 가능한 IPTV를 방송이란 틀로 규제할 수 있다는 가정 자체가 틀렸다. 우리는 이것을 산업적 틀에서 경쟁시키고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

--지나치게 산업적으로 접근하면 선정성, 상업성 등이 문제가 될 수도 있다.

솔직히 이야기하면 그런 것이 바로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 담근다는 속담에 해당된다. 당연히 질 좋은 콘텐츠를 개발하고 저질 콘텐츠는 막아내야 한다. 하지만 그것은 막아내겠다는 의지와 그에 따른 시스템을 잘 갖추느냐를 고민해야 할 문제다. 언론이나 방송은 무조건 보호하거나 규제하는 개념으로 접근하면 안 된다.

--IPTV 도입에 따른 신문과 방송의 이해관계가 엇갈린다.

▲이것은 일종의 이종격투기 같은 개념이다. 이종격투기는 서로 진화해서 상대의 기술에 대한 방어도 잘 할 수 있고 오히려 그 기술을 습득할 수도 있다. 이종격투기에서 한 쪽을 일방적으로 보호하는 것이 말이 되나. 둘이 서로 장점을 앞세우고 융화되어야 한다. 그래서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어야 한다.

--가까이서 본 이명박 대통령은 어떤 사람이었나.

▲이 분에게는 이념적 잣대가 무의미하다. 정치를 오랫동안 했던 사람들은 인간과 인간, 조직과 조직 사이에 개입해서 힘을 발휘해서 균형추를 한 쪽으로 옮겨서 소위 만족을 얻는다. 이것이 현실정치의 본령 아닌가. 그런데 이 대통령은 이런 것에 거의 관심이 없다. 이 분에게 관심 있는 것은 오로지 일이다. 일 중심으로 사람들이 모여들고 한번 모여들었다면 과거의 전력이나 이 분(이대통령)의 측근이거나 하는 것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 끝까지 그 일을 성공시키는 사람만이 대통령에게 신임을 받는다. 그러나 신임을 받았다고 해서 그것이 다음 일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새로운 일이 생기면 또 다시 처음부터다. 또 다시 사람이 모이고...그래서 우리는 그 분을 `지금부터(from now)'로 부른다.
by 100명 2008. 5. 16. 16: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