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군정 구호품 '슬쩍'…"모니터 절실"

미얀마 군사정부가 사이클론 나르기스(Nargis)의 이재민들에게 전해져야 할 해외 원자물자를 빼돌리거나 훔치고 있다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돼 감시체계가 절실하다는 국제사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국에 본부를 국제인권단체 ’휴먼 라이츠 워치’(HRW)는 200만명에 달하는 나르기스 이재민들을 위한 해외 구호품 일부가 군정의 손에 넘어가고 있다며 구호품 배급에 대한 모니터 체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브래드 애덤스 HRW 아시아 국장은 “구호품 배급을 부패한 미얀마 군정 손에만 맡겨둬서는 안된다”며 “그렇지 않으면 구호품은 이재민들에게 전달되지 못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독자적인 모니터 체계가 없다면 구호품이 제대로 전달되고 있다고 확신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HRW는 해외 정부나 구호기구에서 미얀마에 보낸 고(高)에너지 비스킷 등 구호식품과 물자를 군정 관리들이 착복하거나 암시장에 내다 팔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고 밝혔다.

미얀마 권익단체의 자문역을 맡고 있는 데이비드 매치슨도 AFP통신과 인터뷰를 통해 “독립적인 모니터 체계가 없다면 구호품 배분이 왜곡되고 정실이 개입될 우려가 높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HRW는 미얀마 군정에 대해 해외 구호인력이 직접 구호품을 이재민들에게 전해주고 구호품 지급에 대한 모니터를 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할 것을 촉구했다.

앞서 14일자 뉴욕타임스(NYT)는 복수의 해외 구호단체에 확인한 결과 미얀마 군정이 구호물자를 훔치거나 빼돌려 창고에 숨기고 있다고 폭로했다.

구호단체들은 이를 직접적으로 표현할 경우 군정을 화나게 해 구호작업이 중단될 것을 우려해 입을 다물고 있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국제개발구호기구(ADRA)의 마르셀 왜그너는 NYT와 인터뷰에서 구호품 지급이 군정에 의해 왜곡되고 있다며 구호품은 “장차 더 큰 문제로 비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AP통신도 해외에서 지원해준 고품질의 구호식품은 군용 창고로 빼돌리고 이재민들에게는 ’썩은 쌀’을 배급해주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었다.

by 100명 2008. 5. 16. 0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