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규제 완화로 외국자본 개입 우려"

문효선 언론연대위원장, 방송법 토론회

(서울=연합뉴스) 국기헌 기자 =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의 겸영 규제가 풀려 인수 합병이 활발해지면 외국 자본이 개입해 사업자의 몸집 불리기와 기업가치 높이기 등 '머니 게임'이 횡행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문효선 언론개혁시민연대 집행위원장은 한국방송학회와 공공미디어연구소가 15일 서울 태평로 한국언론회관에서 개최한 '새 정부의 방송 관련 법안 쟁점' 토론회에서 주제 발표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문 위원장은 "SO 겸영 규제를 완화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을 초안대로 확정한다면 SO 간 대규모 인수합병이 발생하고 거대 MSO(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의 시장 내 독점력이 커질 것"이라면서 "이 경우 케이블TV 시장에서는 콘텐츠의 투자활성화보다는 사업자의 몸집 불리기와 기업 가치 높이기 등 이른바 외국자본이 개입한 '머니 게임'이 횡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현재 전국 77개 권역의 5분의 1, 전체 케이블TV 매출의 33% 이하로 묶어 둔 케이블TV사업자의 겸영 규제 기준을 가입자 기준 3분의 1 이하로 완화하기 위해 방송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중이다.

개정안을 그대로 확정하면 케이블TV 시장에서는 MSO를 중심으로 인수합병이 활발히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활발한 인수합병으로 탄생한 거대 MSO의 독점력이 강화되면서 일방적인 채널 구성 변경 및 월 이용료의 급격한 상승 등 소비자의 불만이 높아질 수 있다"면서 "장래의 인수합병을 겨냥해 가입자 늘리는 데 쓰는 마케팅비와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투자 등이 늘어날 경우 채널사용료 지급여력이 줄어들어 콘텐츠 시장 활성화를 저해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또 "케이블TV 시장의 권역 규제는 모든 지역에 폭넓은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정책적 배경이 깔려 있지만 이를 폐지하면 거대 MSO가 인구밀도가 높은 도심 지역의 가입자만 집중적으로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며 "수익성 높은 곳에서만 영업하는 이른바 '크림 스키밍'이 실제로 생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by 100명 2008. 5. 15. 23: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