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정자 + 인공난자 + 인공자궁… 과연 아이 가질수 있을까

기사입력 2008-08-01 03:25 |최종수정2008-08-01 17:13


[동아일보]

2038년. 80대 노(老)부부가 산부인과를 찾는다. 의사는 부부의 혀 밑에서 상피세포를 긁어내 인공정자와 인공난자를 만든다. 이를 시험관에서 수정시킨 다음 인공자궁에 착상시킨다.

영국 과학저널 ‘네이처’는 7월 17일자 특집에서 30년 뒤에는 이런 방법으로 누구든 나이에 관계없이 아이를 가질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세계 최초의 시험관 아기 루이즈 브라운이 태어난 지 올해로 30주년이 됐다. 영국 올덤종합병원과 케임브리지대 공동연구팀이 루이즈 부모의 정자와 난자를 채취해 시험관에서 수정시킨 다음 엄마의 자궁에 이식해 아기를 얻은 것.

30년이 지난 지금 시험관 아기 기술은 불임부부 10쌍 중 3, 4쌍이 한 번의 시술로 아기를 얻을 정도까지 발달했다. 그러나 노화나 질병 등으로 정자나 난자 자체에 문제가 생기면 시술이 어렵다. 인위적으로 만든 생식세포, 즉 인공정자와 인공난자가 주목받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지난해 4월 독일 괴팅겐대 카림 나예르니아 교수팀은 사람 골수에서 얻은 성체줄기세포를 정조세포(정자 발달의 초기 단계 세포)로 분화시키는 데 성공했다. 줄기세포로 난자를 만드는 과정은 정자보다 복잡해 아직 인간은 성공하지 못했다.

과학자들은 혀의 상피세포 같은 체세포를 발생 초기 단계로 되돌려 만드는 유도다기능줄기세포(iPS)도 정자나 난자로 분화시킬 수 있다고 본다. iPS는 인체의 여러 기관으로 분화할 수 있는 배아줄기세포의 특성을 지니기 때문이다. 실제로 네이처 4월 24일자에는 5∼15년 이내에 iPS로 만든 인공정자와 인공난자가 불임 치료에 사용될 것이라는 주장이 실렸다.

인공정자와 인공난자를 확보해도 자궁에 문제가 있으면 임신이 불가능하다.

최근 일부 외신에 따르면 미국 코넬대 류훙칭 교수팀은 콜라겐 같은 단백질로 자궁 형태의 틀을 제작하고 여기에 쥐의 자궁세포를 붙여 인공자궁을 만들었다고 한다. 연구팀은 이 인공자궁에 쥐의 수정란을 착상시켰고 3주 뒤 새끼 쥐가 성공적으로 태어났다. 류 교수는 “약 10년 뒤면 실제 여성의 자궁을 대체할 인공자궁도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추세라면 머지않아 부모의 줄기세포와 인공자궁만으로도 생명체가 태어나게 할 수 있을지 모른다. 다만 현재의 국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인간 수정란은 장기가 생기기 시작하는 14일 이상 키울 수 없기 때문에 설령 인공자궁을 개발한다고 해도 테스트가 불가능하다.
by 100명 2008. 8. 1. 21: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