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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최고의 건강식품 5가지
글 : 백승한 순천제일대학 식생활과 교수, 영양사
몇년전 미국에서 발표한 10가지 건강식품인 녹차, 블루베리, 토마토, 시금치, 적포도주, 견과류, 브로컬리, 귀리, 연어, 마늘은 지금까지 꾸준히 회자되고 있다. 하지만 서양인들의 관점에서 본 식탁이기에 조금 아쉬운 면이 있다.
우리 식탁에서 자주 만날 수 있는 한국인에게 필요한 영양소를 고루 지닌 식품으로 재구성해보자면 마늘, 고등어, 콩, 버섯, 토마토 등이 아닐까 싶다. 얼마 전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시청자와 의사들이 뽑은 최고의 건강식품도 이와 유사했다.
다양하게 응용되는 마늘
마늘은 전 세계인이 효력을 인정하는 건강식품으로 항암효과, 면역증강작용, 살균 작용 및 콜레스테롤 저하 작용 등이 알려져 있으며 한국인이 즐겨 먹는 대다수의 음식에 필수적인 양념의 형태로 넉넉히 첨가되고 있다. 마늘은 양념용 말고도 마늘종을 이용한 장아찌, 조림, 구이와 함께 다양한 형태로 이용되어진다.
이외에도 마늘대를 먹인 한우, 마늘 먹인 오리, 닭, 흙염소 등이 건강매니아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무취마늘은 이미 제품화 된지 오래이고 마늘커피, 마늘환, 마늘오일, 마늘식초, 마늘꿀, 마늘포도주, 마늘스프, 마늘차, 마늘주, 마늘소금, 마늘버터, 마늘된장, 마늘빵 등 다양한 가공식품이 계속 소개되고 있으며 심지어 마늘 찜질약까지 개발되어 있다.
오메가-3 지방산 공급원 고등어
해산동물의 지방에 포함되어 있는 EPA나 DHA같은 오메가-3 지방산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PA는 혈전증을 예방하고 혈중의 중성지방을 낮추며, 양질의 콜레스테롤 생성에는 도움을 주지만 악질 콜레스테롤은 줄이도록 하는 작용이 있어 동맥경화 등의 순환계 질환에 매우 효과적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DHA도 EPA와 마찬가지로 혈전이 생기는 것을 막는 작용이 있고, 이 밖에도 태아의 두뇌 발달에 매우 중요한 성분이며 노인의 치매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는 것이 알려져 있다.
EPA나 DHA 같은 오메가-3 지방산은 값비싼 도미나 조기 등의 흰살 생선보다는 서민들이 즐겨 먹는 고등어 등의 붉은살 생선(등푸른 생선)과 패류 및 해조류에 더 많다. 하지만 이들 오메가-3 지방산은 공기 중의 산소와 쉽게 결합하여 체내에서 과산화물로 만들어져 독성을 발현하게 되므로, 가능하면 산화하지 않은 신선한 지질을 섭취하는게 중요하다.
우리의 전통식품, 콩
콩으로 만든 음식하면 우선 된장이 떠오른다. 최근에는 된장의 항암작용이 속속들이 밝혀지고 있는데 재미난 사실은 삶은 콩보다는 생콩이, 생콩보다는 된장이 더 크며, 재래식 된장, 시판된장, 청국장, 왜된장의 순으로 항암효과가 있는 것으로 연구되었다.
된장의 한 종류로 청국장이 있다. 된장과는 달리 2,3일이면 금방 먹을 수 있는 청국장은 소화를 용이하게 하며 비타민 B2는 원료 콩보다 5~10배 높다. 다이어트, 변비, 소화개선 등의 명목으로 환이나 가루, 기타 원료식품으로 요즘 상한가를 누리고 있는 전통식품이기도 하다.
면역력을 높이는 버섯
버섯은 영양기관인 균사체와 번식기관인 포자를 지닌 자실체로 구성되어 있는데 일반식물에 비한다면 균사체는 뿌리, 줄기, 잎이고 자실체는 꽃과 열매에 해당된다.
무엇보다 버섯성분은 면역력을 높이는 작용이 있다. 신체에서 바이러스나 이질세포 등을 먹어치우는 대식세포의 기능을 강화시켜주며 또한 선택적 항암작용과 부작용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특히 균사체의 성분인 c-AMP는 세포의 제2전달물질로서 호르몬 작용의 강화, 혈당조절기능, 당뇨합병증 차단, 지방분해효과, 알레르기 차단효과 및 멜라닌색소 분해 효과 등이 알려져 있다.
일본을 중심으로 표고버섯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이며 강력한 항암, 항바이러스, 항고혈압, 항당뇨 등에 대한 유효성분이 있음이 알려졌다. 최근에는 표고버섯 균사체 추출물과 인터페론을 병행하여 만성 B형 간염에 큰 효과를 가져왔다는 보고도 있다.
새빨간 영양덩어리, 토마토
이미 알려진 사실이지만 토마토는 생것보다 익히거나 기름으로 요리하면 리코펜의 흡수율이 더 높아진다. 실험 결과, 익힌 토마토는 생것의 1.6배, 올리브오일을 첨가한 삶은 토마토는 4배의 흡수율을 보였다.
토마토가 새빨간 이유 즉, 식물에 카르티노이드 색소가 포함되는 이유는 항산화 작용을 통해 자신의 조직을 지키기 위함이다. 흥미롭게도 토마토는 햇빛이 더 강한 곳에서 재배하면 같은 품종이라도 훨씬 붉은색을 띄게 된다.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많은 양의 리코펜이 열매에서 합성되기 때문이다.
토마토의 리코펜은 전립선암의 예방에 효과적이다. 또한 일주일에 토마토를 2개 이상 먹는 사람은 흡연자라 하더라도 만성기관지염에 걸릴 확률이 절반으로 줄어들엇따는 연구결과도 나와있다.
현대는 건강식품시대를 지나 메디푸드 즉, 치료음식의 시대로 트렌드가 변하고 있다. 서양인에게 필요한 영양소를 지닌 식품을 무작정 받아들기 보다는 한국인 더 나아가, 나에게 적합한 식품을 찾아나서야 될 때이다. 물론 쉽지 않은 여정이겠지만 천만금을 주어도 바꾸지 못할 우리의 건강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다가오는 가을에는 발품, 귀품, 눈품을 팔아 나만의 건강식단을 꾸며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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