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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진 속에서도 성화봉송 계속 네티즌들 비난
【서울=뉴시스】
지난 12일 중국 쓰촨(四川)성 일대를 강타한 진도 7.8 규모의 지진으로 사망자가 2만여 명에 육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당국이 올림픽 성화 봉송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혀 네티즌들로부터 심한 질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쑨웨이더(孫偉德) 베이징올림픽조직위원회 대변인은 14일 지진 피해가 커지자 "올림픽 성화 봉송단의 규모를 줄일 것"이라면서도 "성화 봉송은 차질 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쑨 대변인은 이날 또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성화봉송 주자들에게 1분 동안 묵념을 하라고 지시했으며 이날 베이징 올림픽 성화가 중국 내 13번째 봉송 지점인 장시(江西)성의 루산(盧山) 도착했지만 중국 시민들의 반응은 매우 냉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은 이런 참사 속에서 성화 봉송을 계속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 일이며 이를 중단하고 성화 봉송에 들이는 막대한 비용을 구조 활동에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이 주를 이뤘다.
한 네티즌은 "2만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는데도 불구하고 정부는 올림픽에 미칠 악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만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비난했다.
심지어 한 네티즌은 "자국민들의 고통을 무시한 채 성화 봉송을 계속하겠다는 것은 '화해의 여정'이 아니라 '분열의 여정'을 지속하겠다는 것과 같은 이치다"면서 "성화 봉송은 반드시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 정부가 이번 지진을 '대재난'으로 규정하고, 대규모의 병력을 동원해 인명구조 활동을 펼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성화 봉송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성화의 상징성 때문이다.
올 들어 중국은 지난 1월 말 남부 지방을 강타한 폭설을 시작으로 티베트 지역의 독립 시위, 산동 지역의 열차 충돌 사고에 이어 이번에는 대지진까지 일어나는 등 내부 규환이 잇따라 일어나면서 '올림픽 포기설' 등이 나도는 등 불안감을 한층 가중시키고 있다.
이 같은 난처한 입장에 서 있는 중국 정부로서는 이번 성화 봉송을 더욱 포기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이다.
한편 '평민 총리'로 인기 높은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가 강진 발생 2시간 여 만에 일선에서 직접 발로 뛰는 모습이 소개돼 중국인들에게 감동을 안겨주고 있다.
이에 대해 네티즌 들은 "역시 우리 중국 시민들의 영웅답다"는 답변이 주를 이룬 반면 일각에서는 "원로한 원 총리가 현장에서 뛰고 있는데 다른 지도부들은 다들 밥 먹으러 간 것이냐"며 비난의 화살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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