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강진 대참사] “이 난국에 성화봉송 축제라니…” 성난민심 더 화났다

올림픽 준비 어떻게

“일정대로 치르겠다”정부 강행의지속“비인간적 행위”비난쇄도

각종 행사 참가인원 축소.모금.애도 등 전략 급선회 수습 안간힘

중국 정부는 사상 최대의 지진에도 불구하고 성화봉송을 계속하는 등 올림픽에 미칠 악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국가적인 대재앙에 우선 대처해야 한다는 비난이 빗발치면서 봉송 축하행사와 참가 인원을 줄이는 등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진이 발생한 지 겨우 17시간이 지난 13일 오전 8시20분께. 푸젠(福建)성 룽안(龍岩)시에서는 중국 내 12번째 성화가 전달됐다. 베이징올림픽조직위원회 측은 “푸젠 성 성화봉송에 이어 성화봉송 예정지였던 장시(江西)성도 지진으로 인한 영향이 없어 성화봉송 행사를 14일부터 16일까지 일정대로 치르겠다”고 발표하고 나섰다.

30년 만에 사상 최악의 대지진이 발생해 건물이 붕괴되고 사망자가 속출하는 등 수만명의 중국인이 고통에 신음하는 사이, 올림픽조직위가 ‘화해의 여정’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히자 중국인의 항의가 빗발쳤다. 자국민의 고통을 무시한 화해는 화해가 아니라는 것.

푸젠 성의 한 주민은 “성화봉송은 반드시 취소해야 한다. 아낀 경비로 지진 피해 주민을 먼저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또 중국 포털사이트인 신랑왕(新浪網) 등에는 “올림픽조직위원회에 모두 전화를 걸어 비인간적인 행위에 대해 성토해야 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중국인의 분노가 거세지자 올림픽 조직위는 ‘할 일은 하되 눈에 거슬리지 않게’로 전략을 바꿨다.

14일 중국 외교부 대변인 친강(秦剛)은 “성화봉송 행사에 변경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올림픽조직위원회도 “지진으로 발생한 피해 규모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상황이 지금보다 악화되지 않는다면 봉송 행사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며 강행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성화봉송 축하행사와 참가인원을 줄이고 애도의 시간을 갖는 등 국민의 눈치를 살피고 있다.

베이징올림픽 조직위원회 대변인은 14일 장시 성 루이진(瑞金)에서 시작되는 국내 성화봉송 행사는 쓰촨 성 강진 희생자에 대한 애도의 표시로 행사규모를 줄이고 코스도 단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성화 출발 전 1분 동안 희생자에 대한 애도를 표시하기로 결정했으며, 피해자를 위한 모금행사도 병행된다.

중국이 국가 재앙에 가까운 지진을 맞고서도 성화봉송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성화의 상징성 때문이다. 인권.환경 문제 등으로 ‘올림픽 자격 시비’에 시달리던 중국은 올해 초 폭설, 대형 열차 사고, 티베트 폭력사태 등으로 ‘올림픽 위기설’에 직면했다. 설상가상으로 지진까지 발생하며 인터넷에서는 ‘중국 정부의 베이징 올림픽 개최 포기설’ 등 각종 유언비어가 난무하고 국제사회에서도 ‘올림픽 개최 위태설’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중국 정부는 성화봉송을 계속하며 올림픽 개최 의지를 다지고 있는 셈이다.

한편 중국은 지진과 관계없이 달라이 라마와의 회담도 계속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내 중국어 신문인 다지위안(大紀元)은 14일 “중국 정부가 다음달 티베트 망명 정부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의 특사와 정식회담을 가질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달라이 라마는 “현재 중국 정부가 티베트 문제에 대해 전면적이고 현실적인 회담을 진행할 때”라며 이 같은 사실을 밝혔다. 중국 관영매체도 “중국 정부도 이미 달라이 라마의 특사와 제8차 회담을 진행하는 데 동의했다”고 보도하며 회담 개최를 증명했다.

by 100명 2008. 5. 14. 15: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