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코파이 '불도저' 몰고 돌진
新 성장동력을 찾아서… 기업의 변신은 '무죄'
오리온, 건설업 진출… 부동산 개발 등 적극 추진

▲ 이화경 사장

초코파이로 유명한 오리온그룹이 1990년대 후반 영화 제작 및 투자-배급, 케이블방송 등을 통해 엔터테인먼트 그룹으로 성공적으로 변신한 데 이어 또 한 번의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이번 신규사업 아이템은 '건설'이다.

그룹 계열사에 건설회사가 없던 오리온은 재작년 가을 자본금 300억을 출자, '메가마크'라는 건설사를 설립하는 등 부동산 개발사업에 직접 뛰어들었다. 건설사 설립은 서울 용산 오리온 본사(9920㎡)와 도곡동 베니건스 부지(3300㎡)를 직접 재개발하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용산 본사의 경우, 공장은 이미 이전을 끝냈고, 사무실만 이전하면 곧바로 재개발이 가능한 상태다.

오리온은 작년 12월부터 올 3월까지 내부에 쌍용건설 인수팀을 꾸려, 다각도로 인수 가능성을 타진해왔다. 그러나 오리온은 매각예상가격이 치솟아 인수금액이 부담이 돼 중간에 인수를 포기했다. 오리온측은 "인수 검토 초기에 비해 몇 달 지나지 않아 가격이 너무 뛰어 결국 포기했다"고 말했다.

오리온쌍용건설 인수를 포기하는 대신 최근 주력 계열사인 미디어플렉스의 정관을 변경, 건설사업을 추가하는 등 건설사업에 대한 꿈을 키워가고 있다. 특히, 오리온그룹 오너인 이화경 사장의 디자인에 대한 남다른 관심에 비추어 볼 때 건설업에 본격 진출하더라도 '무언가 작품'을 선보일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이 사장은 오리온이 운영하고 있는 외식 브랜드인 베니건스의 매장 실내 인테리어에도 일일이 의견을 개진하는 등 디자인에 대한 감각이 남다르다는 얘기를 들어왔다.

오리온이 건설사를 설립하고 2007년 7월 극장사업체인 메가박스를 1456억원에 투자회사인 맥쿼리펀드에 매각하자 "오리온이 영화사업을 접는 수순을 밟고 있다"는 얘기가 한때 나돌았다. 그러나 오리온의 영화사업을 진두 지휘해온 이화경 사장은 "국내 영화산업의 생명인 콘텐츠(영화제작 및 배급)에 집중하기 위해 극장사업을 접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오리온은 작년부터 국내 대신 중국에 극장사업을 시작하는 등 영화사업에 대한 열정은 식지 않았다. 이 밖에 올 한 해에만 18편의 영화를 배급하는 등 영화배급 사업 규모도 줄이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오리온은 기존의 제과사업과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이어 건설업을 그룹의 새 성장동력으로 삼기로 이미 검토가 끝났다"고 말하고 있다.

by 100명 2008. 5. 13. 1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