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독일'의 숙련공들이 떠난다

제조업 분야의 높은 기술 수준으로 유명한 독일이 숙련 기술자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2일 보도했다. 독일 전자·전기기기 회사인 보시그룹의 프란츠 페렌바흐(Ferenbach) 회장은 최근 독일의 기술자 부족난을 가리켜 "미래의 주요 문제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페렌바흐 회장에 따르면 독일은 나이 든 기술자 100명당 훈련을 받고 있는 기술자가 90명인 반면 다른 서방 국가에서는 190명이다. 독일 기술자연합(VDI)은 기술직의 빈자리는 2년 전보다 두 배가 늘어난 9만5000개라고 추산했다. 이 중에서도 건축기사와 전기 기술자, 자동차 기술자를 구하는 것이 가장 힘들다고 1월 3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이 인력난은 11억 달러(약 1조1491억원)의 경제적 손실을 가져다 준다.

인력난이 심각해진 것은 독일 기술자들이 해외로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WSJ에 따르면 2005년 한 해 동안 엔지니어, 학자, 의사 등 해외 취업차 떠난 독일인은 14만5000여 명으로 2002년에 비해 25%나 증가하면서 사상 최고 기록을 세웠다. 이들 중 상당수가 독일어권인 스위스에 갔다고 FT는 전했다.

기술자 '자급자족'이 되지 않는 독일 기업들은 '수입 인력'에 눈을 돌리고 있다. 독일은 한 해 4만명의 기술자를 배출하지만 중국은 40만명, 인도는 30만명의 기술자를 배출한다. 보시그룹은 독일에서 채워지지 않는 석·박사 기술직 1500개를 중국과 인도에서 구하고 있다.

by 100명 2008. 5. 13. 12: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