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작가가 시대정신 만든다"


시나리오 작가 김희재씨 '찾아가는… ' 특강

"작가의 정신은 대중문화의 흐름을 바꿀 수 있습니다. 그리고 건강한 작가들이 바로 시대정신을 만들 수 있습니다."

지난 9일 전남대 인문대에서 열린 '2008 찾아가는 문화콘텐츠 특강' 두번째 강사로 나선 시나리오 작가 김희재씨는 '콘텐츠를 만드는 힘-스토리 텔링에 관하여"라는 주제강연에서 시나리오 작가 세계와 문화산업 영역에서 스토리텔링의 역할, 영화제작에 얽힌 흥미진진한 경험들을 전했다.

김씨는 이날 강연에서 "노래, 이미지, 그림 등 주위의 모든 것들이 스토리텔링과 결합할 수 있으며 집중도와 전달력에 따라 어마어마한 파급효과를 가져온다"며 "성공적인 스토리텔링 위해서 작가는 대중, 매체의 특성, 대중문화에 대한 정확한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씨는 "대중문화의 틀을 변형시키는 것이 아닌 그저 대중 보다 반발자국 앞서가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너무 앞서가는 것 보다는 현실감각을 갖고 대중들과 호흡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또 김씨는 "그리스 신화인 오이디푸스나 셰익스피어의 소설은 수백년 수천년이 흘러도 여전히 다양하게 무대에서 만나는 이야기거리"라며 "매체의 특성을 잘 살려서 스토리를 확대 재생산하면 오랜 세월 끊임없이 사랑받는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제시했다.

특히 김씨는 "최근 국내 영화계는 제작비가 편당 100억원을 웃도는 대작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100억을 움직이는 첫 발자국인 '시나리오'를 쓰는 작가들이라면 그 만큼을 책임질 수 있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글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이어 "양질의 영상콘텐츠는 한국기업의 세계화에 기여할 것"이라며 "제작편수만큼 적자가 늘어나는 영화와 드라마 제작시장의 열악한 여건속에서도 꿈을 가진 수많은 인재들이 불나방처럼 영상제작에 뛰어들고 있는 이유"라고 말했다.

한양대에서 영화연출을 전공했지만 90년대 초 만화 스토리 작가로 글을 쓰기 시작한 김씨는 만화가 이현세, 박현빈 등의 스토리 작가로 활동해왔다. 이후 90년대 후반 영화계에 뛰어든 그는 국내 최초 천만관객을 돌파한 '실미도'를 비롯해 '공공의 적2', '홀리데이', '한반도' 등 액션, 스릴러에서 실화를 바탕으로 대작까지 여성작가라는 선입견을 과감하게 깨뜨릴 정도로 장르를 초월한 굵직굵직한 작품들을 써왔다.

by 100명 2008. 5. 13. 07: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