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서도 건물 흔들려…인민군 급파

기사입력 2008-05-12 22:36
[한겨레] 몇 시간동안 여진 계속돼

원자바오 총리도 현장으로


12일 중국 쓰촨성에서 청두 북서쪽 원촨현에서 발생한 강진은 베이징과 상하이의 건물까지 흔들었다. 또 바다 건너 하이난섬을 비롯해 타이와 대만, 베트남에서도 진동을 느낄 수 있을 정도였다. 미국 지질학연구소(USGS)의 브루스 프레스그레이브는 이번 지진이 규모가 크고 진앙지가 얕은데다, 인구 밀집 지역과의 근접성 때문에 “대단히 위험한 것”이라고 밝혔다고 <시엔엔>(CNN) 방송이 보도했다.

미국지질학연구소는 원촨현에서 첫번째 지진 발생한 후 몇 시간 동안, 인근 지역에서 리히터 규모 4.0~6.0 정도의 여진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지진이 일어나자 청두에선 고층건물에 있던 주민들이 건물 밖으로 황급히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중앙텔레비전>(CCTV)은 주민들이 모여 웅성거리는 청두 시내를 보여주며, 유·무선 통신망이 대부분 끊기고 수도관이 파열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고 전했다. 청두국제공항은 지진이 발생하자 일시적으로 폐쇄됐다. 또 청두와 원촨현을 잇는 도로도 상당 부분 파손됐다. 현재 쓰촨성 당국은 구조 물자와 응급조처를 준비 중이지만 통신이 끊겨 현장 상황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진은 간쑤성과 칭하이성, 후난성, 후베이성, 산시성, 상하이, 베이징에서도 느껴졌다. 특히 베이징에선 지진이 일어난 뒤 7분 후, 리히터 규모 3.9의 여진까지 겹쳐 건물에서 황급히 뛰어나온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왕징에 사는 한국인 성아무개(43)씨는 “화장실에 있는데 갑자기 바닥이 기우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며 “흔들림이 10초 가량 이어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베이징에서 인명피해가 있다는 소식은 아직 들리지 않고 있다. <신화통신>은 “베이징 올림픽 경기장은 지진 피해를 입지 않았다”고 전했다.

후진타오 주석은 “피해자들을 구하기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라”고 관계 당국에 지시했다. 원자바오 총리는 사태 수습을 위해 급히 청두로 내려갔다. 인민해방군은 인명 구조와 피해 복구를 위해 현장에 지원병력을 파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진이 일어난 원촨현은 티베트 고원 동쪽 끝자락에 있는 산악지대로, 10만6천여명의 인구가 살고 있다. 티베트족이 많이 사는 아바주의 남쪽 관문으로 통한다. 또 세계 최초의 판다연구센터가 있는 워룽자연보호구를 품고 있다. 이곳 주민의 62%는 농업에 종사하고 있다.

최근 수십년에 걸쳐 중국에서 발생한 지진 가운데 가장 규모와 피해가 컸던 경우는 1976년 7월 허베이성 탕산에서 발생한 대지진으로, 적어도 27만500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산된다.
by 100명 2008. 5. 12. 22: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