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 이름 팝니다” 네이밍 마케팅 붐


사례 1. 지난달 30일 국립극장의 하늘극장은 'KB청소년하늘극장'으로 문패를 바꿔 달았다. 지붕을 여닫을 수 있는 국내 최초의 자동개폐형 원형극장으로 리모델링 공사를 하는데 KB국민은행으로부터 37억원의 후원금을 받았기 때문이다. 국내 공공 공연장에 민간기업의 이름이 붙는 것은 KB청소년하늘극장이 처음이다.

사례 2. 지난해 12월 국민체육공단은 올림픽공원 내 역도경기장을 뮤지컬 전용극장으로 리모델링하면서 우리금융그룹에 이름을 팔았다. 우리금융그룹은 내년 2월 문을 열 이 극장에 20년 동안 '우리금융 아트홀'이란 이름을 붙이는 조건으로 30억원을 지급했다.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매머드급 체육시설에 대한 명칭사용권을 사고판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국내 공연계에서 기업의 후원을 이끌어내기 위한 '네이밍 마케팅' 바람이 거세다. 네이밍 마케팅이란 기업의 지원을 받는 대신 시설에 기업의 이름을 붙이거나 빌려주는 것. 시설 소유주 입장에선 운영비 부담을 줄일 수 있고 기업 입장에서는 이미지 제고 및 홍보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에 일거양득인 셈이다. 수익을 남기지 않으면 안되는 민간 공연장은 물론이고 정부 지원만으로는 제대로 운영할 수 없는 국공립 공연장에서도 효과적인 마케팅 수단으로서 네이밍 마케팅이 대두되고 있다.

국내 공연계에서 네이밍 마케팅의 효시는 제일화재 세실극장. 1999년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민간공연장인 세실극장이 폐관 위기에 처하자 제일화재가 극장의 운영비를 지원하기 시작했고, 극단 로뎀로뎀이 재개관하면서 극장 이름을 지금의 제일화재 세실극장으로 바꿨다.

by 100명 2008. 5. 12. 1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