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물값 올라도 식품회사 배 두둑
“소비자에 원가 전가”…씨제이·농심 이익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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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곡물 값 폭등으로 먹거리 값이 오른 탓에 서민들의 지갑은 가벼워졌지만, 밀가루·라면회사의 이익은 도리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씨제이(CJ)제일제당이 지난 8일 발표한 올 1분기 매출액은 지난해 1분기보다 18.9% 증가한 8264억원이었다. 영업이익은 더 크게 늘어나, 31.5% 증가한 810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최대의 밀가루 제조회사로 대부분의 밀을 수입에 의존하는 씨제이제일제당이 국제 밀값의 폭등에도 경영 이익은 더 늘어난 것이다. 원재료 값 상승과 무관하게 입은 파생상품 거래 손실 333억원을 감안하면 이익 규모는 더욱 늘어나게 된다.

국내 대표 라면회사인 농심도 지난 9일 발표한 실적을 보면, 올 1분기 매출은 지난해 1분기보다 8.3% 늘어난 4120억원이었고, 영업이익도 1.3% 늘어난 339억원을 기록했다.

밀과 밀가루를 국내에서 가장 많이 수입하고 이용하는 두 회사의 이익이 늘어난 것은 어찌 보면 비상식적이다. 한국수입업협회 집계를 보면, 소맥(밀) 수입가는 지난해 1월 배럴당 245.73달러에서 올 1월 646.94달러로 무려 163.3%나 폭등했다. 그만큼 밀가루 제조사나 밀가루를 받아 다 라면을 만드는 회사나 이익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밀가루·라면회사의 이익 증가는, 곡물 값 상승분이 대부분 소비자들에게 전가됐음을 뜻한다. 실제로 씨제이제일제당은 2006년 12월 이후 지난달까지 4차례나 밀가루 값을 두자릿수로 인상했다.

?2006년 12월 7~10%, 2007년 9월 13~15%, 12월 24~34%, 지난달 28일 15~26%씩이다. 2006년 말 값을 100으로 보면, 현재는 172.4~213.6까지 오른 셈이다.

?농심도 라면값을 지난해 공장도가 기준으로 7.3% 올린 데 이어, 지난 2월 소비자가격을 15%(신라면) 인상했다.

최자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곡물 값이 많이 올랐지만 원가가 대부분 소비자에게 전가되면서 씨제이제일제당과 농심 등 음식료 업체는 손해를 입지 않았고, 오히려 이익이 늘었다”고 말했다.

by 100명 2008. 5. 12. 1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