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이 사람 사이 장벽 허물수 있다”

기사입력 2008-05-11 20:36


[한겨레]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서 공연

연극과 영화 절묘한 결합 호평


‘신 상그레’ 연출자 카를로스

제7회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www.umtf.or.kr)가 9일부터 의정부 예술의전당과 의정부 일대에서 막을 올렸다. 극과 음악의 다양한 결합으로 21세기 공연예술의 새로운 장르로 떠오르는 음악극의 최신 흐름을 살펴볼 수 있는 자리다.

25일까지 펼쳐질 이번 축제의 관심사는 칠레 극단 테아트로 시네마가 아시아에서 초연하는 최신작 <신 상그레>(사진 위). 이 극단은 지난해 이 축제에서 <헤멜로스>를 선보여 큰 주목을 받았고, 올해 다시 초청받았다. 12, 13일 선보이는 <신 상그레>는 전쟁의 잔인함과 한 어린 소녀의 산산이 부서진 세계, 그리고 평생에 걸친 복수와 치유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연극과 영화의 절묘한 결합으로 ‘영화 같은 연극’이라는 평을 듣는 테아트로 시네마를 이끄는 이가 연출가 후안 카를로스 사갈이다.

사갈은 전자우편 인터뷰에서 새 작품의 메시지에 대해 “모든 사회에는 항상 이편과 저편의 충돌 속에서 좁혀지지 않는 거리가 존재하고, 전쟁의 흔적과 치유되지 않는 상처가 있다”며 “이 세계의 어떤 나라도 모든 세대가 이러한 고통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으며, 어떤 사람도 증오와 복수, 폭력의 결과로부터 온전히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는 사실을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적으로 호평받는 데 대해 “새로운 언어로 통하는 문과 그 길을 발견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우리는 완전히 새로운 표현 방법들을 통해서 인간의 무겁고 가혹한 대립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사갈은 이어 “연극과 음악, 무용, 영화, 조형예술과 인간 지성의 다른 표현들이 사람들 사이에 존재하는 장벽을 무너뜨릴 수 있다고 생각하며, <신 상그레>의 경우에도 이런 점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 관객들을 직접 만나는 것은 한국의 예술 관련 단체와 새로운 작품을 공동 연출할 수 있는 기회를 찾고 싶기 때문”이라며 “칠레와 프랑스, 벨기에, 그리고 한국이 공동으로 다음 작품을 제작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by 100명 2008. 5. 11. 2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