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면 7월경 차값 오른다

현대·기아차가 빠르면 오는 7월, 늦어도 3·4분기중 신차 판매가격을 인상한다.

현대·기아차가 신차 판매가격을 인상할 경우 다른 국내 완성차 업체들도 차값을 인상할 것으로 관측된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의 구매담당 본부와 영업담당본부, 재경본부 등이 현재 차값 인상을 위한 준비작업에 착수했다.

현대·기아차는 차값 인상 요인을 상쇄할 수 있는 묘책을 찾지 못해 차값 인상시기를 저울질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기아차는 그동안 차값 인상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그러나 국제유가 120달러 돌파 및 각종 원자재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감내할 수 있는 한계에 도달했다는 의견이 현대·기아차 사내는 물론 완성차업계 전체에 팽배한 상태다.

■현대·기아차, 7월경 50만원 가량 인상 불가피

김동진 현대차 부회장은 지난달 대한상의 회장단 간담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원자재 값 급등으로 자동차 한 대당 평균 50만원 정도의 비용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김 부회장은 당시 “원가절감을 통해 비용 상승분을 흡수하기에는 너무 크다”고 어려움을 간접적으로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현대·기아차 고위 관계자는 “아무 것도 최종 결정된 것은 없다”며 “하지만 원가상승 압력이 너무 커 회사가 어려움에 직면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대차의 경우 1·4분기 영업이익이 5300억원에 달했으나 2·4분기부터는 영업이익 규모가 크게 감소할 것 같다”며 다른 완성차 업체들도 비슷한 상황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고위 관계자는 “인상을 할 수 밖에 없는 당위성이 있으나 물가상승 등 국가경제에 부담을 줄 수 밖에 없어 그동안 고심을 해 왔다”며 “그러나 더이상 버티기 힘든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차값 인상 도미노 현상일 듯

국내 시장점유율 1위인 현대·기아차가 오는 7월 신차 판매가격을 인상하게 되면 여타 국내 완성차 업체들도 신차 판매가격을 인상할 것으로 보이다.

업체에 따라 시기와 인상 폭에 차이가 있을 뿐 차값 인상이라는 대명제에는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부품협력업체 뿐만 아니라 완성차 업체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차값 인상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는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가치가 하락함에 따라 수출 채산성이 좋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원화 평가절하분보다 원자재 가격 상승 폭이 더 커 자동차업계에 큰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한편 완성차 업계의 차값 인상 도미노현상으로 인해 정부의 물가 안정 정책에도 비상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8일 금리를 동결하는 등 물가불안에 대해 직접적인 우려를 표명한 상황이다.

따라서 차값 인상은 올 하반기 정부의 물가안정 정책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by 100명 2008. 5. 9. 14: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