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 뜨고 경유 지고" 레저車도 희비

[머니투데이 강기택 기자][[Car & Life]기름값 급등, 차종별 명암도 갈랐다]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기름값'이 고객들의 차량 선택에 가장 중요한 변수로 떠올랐다. 본격적인 봄, 여름 나들이 시즌을 맞아 차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는 자동차 회사들도 기름값이 업계 판도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 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런 가운데 몇몇 업체들 사이에서는 벌써부터 피 같은 기름값으로 인해 희비가 엇갈리기 시작했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4월 자동차 판매실적 집계에 따르면 RV차량의 인기가 되살아나면서 기아자동차의 차량 판매가 급증한 반면 쌍용자동차는 뉴로디우스를 제외한 SUV 전 차종의 판매가 급감했다.

이는 LPG를 연료로 사용하는 기아차의 RV 모델인 카니발과 카렌스가 경유값이 오르면서 반사적인 이익을 톡톡히 누렸기 때문이다.

반면에 렉스턴, 뉴카이런, 액티언, 액티언스포츠, 뉴로디우스 등 전 차종이 경유를 연료로 쓰고 있는 쌍용차는 경유가 급등의 직격탄을 맞아 울상이다.

기아차는 4월에 카렌스 2334대, 카니발 1871대가 판매돼 각각 전년대비 37.6%, 76%의 증가를 보였다. 회사측은 "본격적인 레저시즌을 앞두고 미리 RV차량을 구입하려는 고객들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특히 LPG차량의 경제성으로 인해 LPG전용모델인 카렌스의 판매가 급증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기존의 경유모델 외에 LPG모델을 생산하기 시작한 카니발 역시 경유모델의 판매가 줄고 LPG모델의 판매가 늘어나는 현상을 보였다.

카렌스와 카니발 두 LGP차량의 판매는 지난 3월 1761대에서 4월 2818대로 한달 만에 판매가 60% 가까이 늘어났다.

반면 경유차 SUV나 RV 차량의 판매는 급격히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전년도 같은 달과 비교할 때 쌍용차의 베스트셀러인 렉스턴은 730대에서 264대로 63.8%가 줄었다. 뉴카이런은 1071대에서 452대로 57.8% 급감했다.

급기야 쌍용차는 SUV 모델의 판매가격을 최대 200만원 할인하는 고육지책까지 내 놓았다.

자동차 업계는 당분간 LPG 선호도 추세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연료의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을 감안해도 리터당 1900원대를 넘어선 휘발유나 1800원대에 진입한 경유값에 비해서는 리터당 900원대인 LPG 가격이 저렴한 까닭이다.

LPG충전소 숫자가 적기 때문에 발생하는 불편비용만 부담하면 된다. '가격이냐 편의성이냐'는 소비자의 선택에 달린 일이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에 현대차의 아반떼 하이브리드차가 LPG 모델로 개발되고 GM대우의 레조 후속 LPG모델, LPG 경차 등도 시장에 나올 것"이라며 "LPG충전소 부족문제가 다시 수면위로 불거진다면 소비자의 결정은 또 달라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by 100명 2008. 5. 9. 14: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