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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국제공항 보안관련 기관들이 8일 오후 부산 강서구 대저동 부산경찰청 기동본대 운동장에서 사제폭발물 파괴력을 시험하고 있다. 김성효 기자 kimsh@kookje.co.kr | |
8일 오후 부산 강서구 대저동 부산경찰청 기동본대 운동장. 경찰특공대와 한국공항공사 폭발물 처리팀이 검은 서류가방을 설치하고 50m 밖으로 황급히 자리를 피했다. 가방에는 경찰이 인터넷을 통해 유포되고 있는 제조법에 따라 만든 사제 폭발물이 들어 있었다. 잠시 뒤 '…3, 2, 1' 카운트다운과 함께 폭파신호가 떨어졌다. 순간 '쾅' 하는 굉음이 지축을 흔들면서 뿌연 먼지와 함께 수백 개의 폭탄 파편이 사방 30m 이상 튀어 올랐다. 비료로 쓰이는 염소산칼륨·유황과 설탕을 섞어 만든 폭탄이라고 하기엔 믿을 수 없을 정도의 파괴력이었다.
이날 행사는 국가정보원과 경찰특공대가 테러단체의 김해공항 사제폭발물 공격을 가정해 실시한 훈련이다. 경찰이 이날 시연한 10여 종의 사제폭발물은 인터넷을 통해 유포된 제조법대로 만든 폭탄은 물론 ▷1987년 대한항공 KAL기 폭파사건 ▷2002년 서울 모 영화관 폭파 사건 ▷2003년 7월 대구자동차 폭파사건 등에서 사용된 것으로 인명을 살상할 수 있는 파괴력을 지닌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LP가스 한 통과 함께 사용할 경우 건물 한 채를 날려버릴 수 있다고 밝혔다.
한국공항공사 최광엽 보안관리팀장은 "누구나 쉽게 구할 수 있는 화공약품으로 사제폭발물을 제조하는 방법이 유포됨에 따라 검문검색과 보안강화에 더 신경쓰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3월 인천에서는 중·고교생 5명이 '악마의 무기제조 공장'이란 인터넷 카페를 만들어 폭발물과 총기제작 방법을 유포하다가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이들이 만든 카페에는 모두 1만1000여 명이 방문해 제조법을 전수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문제는 누구나 흔히 구할 수 있는 재료로 이런 폭발물을 쉽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제조법대로 화공약품들을 준비해 적절한 비율로 배합할 경우 10분 정도면 누구나 손쉽게 폭발물을 제조할 수 있을 정도로 제조법이 단순 명료하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국가정보원 관계자는 "사제폭발물 재료들은 쉽게 구할 수 있어 제조법만 안다면 치명적인 위협이 된다"며 "사제폭발물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관계기관의 긴밀한 협조체제 유지를 위해 이번 훈련을 실시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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