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공항 24시간 운영 못하는 까닭?

기사입력 2008-05-09 08:46
이명박 대통령이 8일 "제주도 공항이 24시간 운영하면 관광객이 늘 것"이라고 말했지만 제주공항 24시간 운영을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000년 제주도는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야간에 제주도에 도착해 1박3일간 즐길 수 있는 '도깨비 관광'을 도입했지만 1년도 지나지 않아 중단해야 했다.

제주공항이 도심에 위치해 야간 소음에 따른 주민 반발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제주관광협회 관계자는 "비행기 소음으로 인한 주민 반발이 워낙 심해 상품 판매를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며 "앞으로도 주민들 때문에 야간에 비행기를 운항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김포공항과 김해공항 등이 소음 문제로 밤에 운영되지 않는 점도 결과적으로 제주공항에 치명적이다.

제주신공항추진협의회 관계자는 "국제선은 몰라도 국내선은 김포에서 밤에 비행기가 안 뜨는데 제주만 운영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며 "제주도만 운영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에 따르면 비행기들이 제주공항을 이용하는 시간은 오전 7시부터 밤 10시다.

이에 따라 하루에 통상적으로 제주에서 김포 김해 등 11개 지역을 오가는 국내선은 240편에 그치고 있다.

골프여행객들이 제주도가 아닌 중국이나 일본을 선택하는 이유로 '공항을 이용한 불편한 접근성'이 거론된다. 제주공항에서는 국제선도 하루 30편만 운항하고 있다.

일본 중국 대만 등 3개국에 한정돼 9개 노선으로 비행기가 오간다. 제주도가 국제적인 관광도시로 발돋움하기에는 항공편이 턱없이 부족한 셈이다.

한국공항공사 관계자는 "제주공항은 원칙적으로 24시간 비행기들이 운항할 수 있다"며 "다만 소음문제를 비롯해 국내선 연결편 문제 때문에 현실적으로 야간에 공항이 운영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기존 공항이 도심에 있기 때문에 외곽 지역에 신공항을 지어 24시간 운영하는 방안도 있지만 지나치게 많은 시간이 소요돼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국토해양부 항공정책과 관계자는 "공항 짓는 데 일반적으로 10년이 걸린다"며 "아직 타당성 조사도 끝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2020년 이후에나 완공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by 100명 2008. 5. 9. 08: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