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뒤집을 100가지 미래상품> 저자 테오도르 핸슈, 역자 김영옥, 최중호, 그림 알프레드 쉬슬러, 출판사 콜로세움, 가격 20,000원
100가지 미래상품으로 가까운 미래의 삶을 엿보다
하늘을 날아다니는 자동차, 가상현실 게임, 3D 영상 통화, 우주 여객선, 인간의 감정을 지닌 로봇, 도시를 통제하는 인공지능 등, 옛 영화를 보면 당시 사람들이 미래를 어떻게 상상했는지 알 수 있고, 때로는 그들의 상상력에 놀라기도 한다. 독특한 점은 이들이 상상했던 미래는 과학 기술이 압도하는 사회였다는 것. 21세기의 사람들 또한 미래사회는 과학기술에 의해 주도될 것이라고 예상하는 듯하다. 이렇게 미래에 대한 우리의 생각은 신기한 과학적 산물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날아다니는 자동차도 우주여객선도 현실화(또는 상품화)되지는 않았다. 다만 그 실마리가 보일 뿐이다.
<세상을 뒤집을 100가지 미래상품>은 가까운 미래에 상용화 가능한 미래상품을 선정한 책이다. 여기에서 소개되는 미래상품은 현재 연구소에서 개발 중에 있다. 가까이는 3년 멀게는 50년 안에 등장할 상품들이며, 그 중 어떤 것은 기술적 토대는 완성되었지만 아직 상품화되지 않은 것도 있다. 2005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테오도르 핸슈와 각계의 저명한 심사위원들이 엄격하게 선정한 100가지 아이디어들은 대중적으로 보급이 가능한 '사용가능성'에 중점을 두었기에 대부분은 10년 안에 상품으로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첨단과학의 선두를 달리는 독일에서 연구되는 이 제품들을 통해 우리는 가까운 미래, 우리가 어떤 삶을 살게 될 지 예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평범한, 그러나 가치있는
<세상을 뒤집을 100가지 미래상품>은 건강, 영양, 환경, 에너지, 컴퓨터, 교통 등 실생활과 밀접한 8개 분야의 아이디어를 소개한다. 이 책에서 등장하는 아이디어들은 우리의 생각을 뛰어넘는다. 우리의 놀라운 상상력에 비해 평범하고 사소하다는 점에서 말이다. 특히 ‘영양’에서는 과일 주스의 맛이 효소에 의해서 변질되지 않게 예방하는 방법, 맛 좋은 맥주를 빠르게 생산할 수 있는 유전공학적인 방법 등이 소개된다.
이 책에서 상품의 선정 기준이 ‘사용가능성’이라는 것을 떠올리면 사소하게 느껴지는 아이디어들이 우습게 보이지 않는다. 전문가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이해할 수 있고, 삶에서 필요한 제품들은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석유를 분해하고 먹는 박테리아는 좀더 일찍 상용화 되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유조선 사고로 기름으로 뒤덮인 바다에는 이 박테리아가 효율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 겉으로는 깨끗해 보이지만 언제 어떻게 문제가 발생할지 모르는 태안을 생각하면 이 박테리아가 가지는 가치를 깨달을 수 있다.
맛좋고 빠르게 만들 수 있는 맥주에 대한 연구는 웃음이 나올 정도로 재미있지만 독일인들에게는 꼭 필요한 연구일지도 모른다. 물보다 맥주가 더 싸다는 독일에서는 맥주를 ‘맛좋은 보리 주스’로 부를 정도로 맥주 소비량이 많기 때문이다. 저온 발효 맥주를 만드는 과정에서 버터 맛을 내는 물질(디아세틸 등)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이 맛을 없애려고 2주정도 숙성을 거쳐야 한다고 한다. 디아세틸과 같은 맛없는 물질을 만들어 내지 않는 연구는 독일인들에게는 가치가 있으며, 기업의 수익을 올리는 데에도 활용될 것이다.
물론 이 책에서 선정된 아이디어들 중에는 신경이 마비된 환자를 위한 인조 신경, 암세포를 죽이는 바이러스, 산불을 예방하는 로봇, 소방관들의 안전을 보장하는 , 냄새에 반응하는 지뢰탐지기, 보안 강화를 위한 3D얼굴 인식기 등 화려해 보이는 연구도 많다. 한 가지 기억해야 할 것은 이 연구들도 ‘인간을 위한 연구’의 한부분이라는 사실이다.
로 보여주는 미래상품
가까운 미래에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라고 하더라도 텍스트로만 설명한다면 이해하기 어렵다. <세상을 뒤집을 100가지 미래상품>은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각 상품의 특징을 잡은 일러스트를 제공한다. 이 일러스트는 사진과 같이 실제 상품화된 모습을 보이기보다는 아이디어 설명을 머리 속에서 떠올릴 수 있도록 그려졌다. 이러한 특징은 오랫동안 풍자만화를 그려온 , 알프레드 쉬슬러의 경험에서 나왔다.
손상된 연골을 완전 재생할 수 있는 의학적 연구에 대한 일러스트를 예로 들 수 있다. 파괴된 연골조직에 건강한 세포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둥지를 지어야 한다’고 연구과정을 설명한다면 일러스트에서도 새의 둥지를 그려 넣는 식이다. 설명을 이미지로 바꾼 이 일러스트는 독특하면서도 상품의 원리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연구과정을 이미지로 나타내기 때문에 상품의 사진을 보는 것보다 효과적이다.
■ 지은이 : 테오도르 핸슈 1941년생. 물리학 교수이며 뮌헨 근교 가르힝에 있는 '막스플랑크 양자광학연구소' 소장이다. 레이저 분광학의 선구자로 인정받고 있으며, 2005년에는 주파수빗을 개발한 공로를 인정받아 존 홀과 공동으로 노벨물리학상을 받았다. 동료 교수와 함께 2001년 멘로시스템을 설립하여 주파수 빗을 천문과학과 실생활에 응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일러스트 : 알프레드 쉬슬러 1948년생. 트리어 산업미술학교에서 그래픽디자인을 전공하였다. 의약품 광고업계에서 4년간 일한 후 1975년부터 프랑크푸르트에서 정치 풍자만화를 그리고 있다. 그의 작품은 리얼리즘에 근거하고 있으며, 코믹, 펜화, 긁고 문지르기, 선화로부터 에어브러시, 매직펜 등 다양한 방법을 사용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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