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 엔터사업 '굴욕'

SK텔레콤, KT, CJ 등 대기업들이 의욕적으로 진출한 엔터테인먼트 사업에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인수 초기 모기업과의 시너지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증권가의 평가와는 달리 뚜렷한 실적을 내놓지 못하면서 주가는 연일 최저가로 추락하고 있다.

30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SK텔레콤 계열사인 IHQ가 이달들어 연일 약세를 보이며 52주 신저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 회사의 신저가 행진은 지난 24일 장중 한때 2530원까지 곤두박질 치면서 시작됐다.

IHQ는 다음날(25일) 2450원까지 떨어지며 전일 세운 신저가 기록을 갈아치웠고 28일 역시 2400원으로 장을 마감, 신저가를 재 경신했다.

다음날인 29일에는 전날보다 0.21% 상승한 2405원에 마감, 6일만에 반등에는 성공했지만 이날 역시 장중 한때 전일보다 1.67%(2360원) 빠지면서 4일 연속 52주 신저가 행진이라는 불명예를 이어갔다.

지난 2006년 SK텔레콤이 최대주주로 올라서면서 1만원대를 넘어섰던 IHQ 주가는 작년부터 미끄럼틀을 타고 있다.

현 주가는 SK텔레콤이 최대주주로 올라서기 직전인 2006년 4월26일 당시 주가 1만550원과 비교하면 무려 77.2%나 급락했다.

CJ 계열사인 엠넷미디어도 침체의 늪에 빠져있다.

지난 25일부터 시작된 신저가 행진이 29일까지 3거래일 연속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 회사는 최근 7거래일 연속 내리막길을 걸으며 최근 일주일새 27.78%나 빠졌다. 이에 따라 지난달 초 5000원대를 넘어섰던 주가는 3000원대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CJ로의 피인수 당시 주가 6110원과 비교하면 반토막난 상황이다.

KT 계열사인 올리브나인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최근 5거래일 약세를 보이고 있는 이 회사 주가(29일 종가1490원)는 작년 10월22일 기록한 신저가(1360원)에 바짝 다가서있다.

전문가들은 대기업 계열사인 이들의 주가가 급락하고 있는 것은 합병으로 시너지를 볼 것이라는 예측과는 달리 실제 실적이 부진하기 때문으로 진단하고 있다.

IHQ는 SK텔레콤 계열사 편입 첫 해였던 2006년 26억7100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적자로 돌아섰다. 작년에도 영업손실 80억1500만원을 기록, 적자 폭을 더욱 키웠다. 인수 당시 기대감과는 전혀 반대로 움직인 셈이다.

엠넷미디어도 합병 첫해인 2006년 영업손실 101억원을 올렸다. 이는 2005년 기록한 영업손실 18억원보다 5배 이상 급증한 수치다. 이 회사는 작년에도 182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올리브나인도 2006년과 2007년에 각각 영업손실 63억원, 32억원을 기록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으로 피인수 됐을 당시에는 대기업 이름값으로 주가가 끓어올랐지만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으면서 투자자들이 매도에 나서고 있는 것"이라며 "막연한 대기업 계열사 효과보다는 실적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by 100명 2008. 5. 4. 0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