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 부활은 시작됐다?

기사입력 2008-07-17 09:18
올여름 최고의 화제작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하 <놈놈놈>)과 <님은 먼곳에>가 하루 간격으로 뚜껑을 열었다. 한국 영화 불황을 타파할 작품으로 일찌감치 주목을 받아온 두 작품이 잇달아 기자시사회를 열고 베일을 벗은 것.

일단 두 작품에 대한 기자들의 반응은 나쁘지 않다. 이로써 영화계는 두 작품을 통해 현재 한국 영화의 위기를 돌파할 수 있다는 낙관적 전망도 내놓고 있다.

무엇보다 개봉 전부터 한국 영화의 구원투수로 주목을 받아온 <강철중: 공공의 적 1-1>(이하 <강철중>)이 개봉 18일 만에 관객 350만 명을 동원하며 기대만큼의 성적을 거두고 있는 추세이고, <크로싱> 역시 지난 주말까지 6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선전하고 있어 한국 영화 부활에 청신호가 켜졌다고 진단하는 목소리도 여기저기서 들린다.

올 상반기 한국 영화 점유율(전국 기준)은 지난해보다 9.7퍼센트 감소한 37.6퍼센트로, 지난 2000년 상반기 28.4퍼센트를 기록한 이래 최저 수치를 기록했다(CJ CGV 영화산업분석자료). 게다가 지난 5월 한국 영화 점유율은 7.8퍼센트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런 침울한 상황에서 올 하반기에 개봉하는 <놈놈놈>이나 <님은 먼곳에> <신기전> 같은 한국 대작 영화들에 거는 기대는 한국 영화의 부활에 대한 기대 심리가 반영됐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섣부른 낙관은 금물이다. 와이드 릴리즈로 물량공세를 퍼붓고 있는 블록버스터 영화들이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고, 곧 개봉할 <미이라 3: 황제의 무덤>이나 <다크 나이트> 같은 할리우드 대작들과 중국 블록버스터 <적벽대전: 거대한 전쟁의 시작>도 만만치 않은 기대작이기 때문이다.

특히 대작 중심으로 상영관을 열어주는 극장의 관례가 이어질 경우 한국 영화의 다양성을 보장하지 못한 채 균형을 잃은 부활로 전개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기대를 업고 공개된 두 편의 한국 영화 <놈놈놈>과 <님은 먼곳에>가 한국 영화 부활을 견인할 수 있을지 주목되는 시점이다.
by 100명 2008. 7. 17. 1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