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문제는 가격이야 바보야”…블루레이의 씁쓸한 승리
올해초 HD 포맷전쟁에서 HD-DVD에 승리한 블루레이 디스크 진영은 승리의 기쁨도 잠시, 저조한 판매량으로 우울한 시기를 맞고 있다.
미국의 조사기관 NPD그룹은 플레이스테이션3, 블루레이 드라이브 탑재 PC 등을 제외한 ‘독립형(standalone)’ 블루레이 플레이어 판매 대수가 올초부터 감소하고 있다고 지난 3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NPD에 따르면 미국 독립형 블루레이 플레이어 판매대수는 지난 2월 40% 감소했고 3월에는 2%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블루레이 진영에 백기를 든 HD DVD 플레이어의 상황은 더 나쁘다. HD DVD 플레이어의 판매 대수는 2월에 13% 감소했고 3월에는 무려 65%나 줄었다. 도시바는 지난 2월 HD DVD 제조 사업에서 철수했으며 HD DVD 프로모션 그룹은 3월에 해산했다.
이같은 현상은 HD 비디오 플레이어의 판매량 문제가 HD DVD와 블루레이 간의 규격 싸움 때문이 아니라는 것으로 풀이된다.
왜 경쟁 상대가 사라졌는데도 블루레이 플레이어 판매는 크게 늘어나지 않는 것일까? 관련 업계는 우선 ‘높은 가격’을 원인으로 꼽는다. 블루레이 플레이어의 미국 판매 가격은 3월중순 약 400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연말 쇼핑 시즌 때만 해도 평균 판매가격은 300달러 정도였다.
하지만 단지 ‘높은 가격’만이 문제라고 단정짓기는 어렵다. 사실 그만큼 소비자들이 기대하는 기능을 제공한다면, 가격은 극복할 수도 있는 문제다.
결국 문제는 블루레이 플레이어를 구매해야 할 필요성을 소비자들이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즉 블루레이 디스크와 관련 플레이어가 제공하는 화질이 표준 DVD와 업컨버터 플레이어의 화질에 비해 가격대비 우수하지 못하다는 얘기다.
실제로 저가 업컨버터 DVD 플레이어 판매 대수는 올 1분기에 전년동기비 5% 증가했다. 반면 표준 DVD 플레이어의 판매 대수는 같은 시기에 39% 감소했다.
관련 업계는 ‘얼리어댑터’, DVD 애호가 등 ‘마니아’ 층을 넘어 더 일반적인 소비자층의 지갑을 열게 하기 위한 블루레이 플레이어의 판매 가격을 200달러가량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블루레이 플레이어의 주요 메이커인 소니는 200달러의 블루레이 플레이어 판매는 오는 2009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RECENT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