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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먹는 하마` 위성에 또다시 투자 급증
‘돈 먹는 하마’ 인공위성이 다시 투자자들의 구미를 당기고 있다. 1일 비즈니스위크에 따르면 사모펀드 등이 앞다퉈 뭉칫돈을 위성 통신업체 쏟아붓고 있다.
지난 10년간 위성은 기업을 파산으로 이끄는 애물단지였다. 빌 게이츠의 투자까지 받아냈던 벤처업체 텔레데식(Teledesic)부터 이리듐·ICO 글로벌 커뮤니케이션·글로벌스타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실패 사례 속에서 최근 위성이 다시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비즈니스위크는 ‘또다시 매력이 된 위성(Satellite is Sexy Again)’이라는 기사에서 투자자들의 셈법을 분석했다.
◇위성통신업체 투자 행진=지난 6개월 동안 투자 ‘큰손’들은 파산보호 상태에서 벗어난 위성 운영업체를 잇따라 인수하거나 지분을 대거 사들였다.
BC파트너스, 실버 레이크 등은 세계 최대 상업용 위성 운용업체인 인텔샛을 17억달러에 인수했다. 사모펀드인 하빙거(Harbinger) 캐피털 파트너스와 에코스타는 위성통신업체인 테레스타(TerreStar)에 3억달러를 쏟아부었다. 하빙거는 이 회사에 조만간 5000만달러도 추가 대출해 줄 예정이다. 하빙거는 또다른 위성 통신업체인 인마샛(Inmarsat), MSV 등에도 거금을 투자했다. 고어스(Gores) 그룹 등은 위성 서비스 및 네트워크 제공업체 ‘GSN(Gilat Satelite Networks)를 4억7500만 달러를 주고 사들였다.
◇헐값 그 이상=자카리 인베스트먼트 리서치 패트릭 코맥 애널리스트는 “위성통신업체의 가치가 ‘믿을 수 없을 만큼’ 낮게 책정돼 있다”고 말했다. 위성통신업체 대규모 ‘할인행사’가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 투자자들의 식욕을 자극했다는 것이다. 단적인 예로 테라스타의 주식은 1년 전보다 56% 가량 낮은 가격에 거래된다.
투자자들은 위성 기반 통신에 대한 잠재적 수요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본다. 레이먼드 스바이더 BC파트너 임원은 “통신업체들이 전화, 인터넷에 이어 TV 서비스까지 하려면 더 많은 장비와 시설이 필요하다. 일정 부분 위성에 기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파이크&피셔(Pike&Fischer)는 2011년까지 미국에서 위성으로 인터넷을 쓰는 인구는 지난해 60만명보다 2배가량 늘어난 125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비즈니스위크는 위성통신업체 여러 곳에 분산 투자한 하빙거가 주축이 돼 관련업체들이 합병을 주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위성통신업체들의 덩치를 키우고 비용을 낮춰 이동통신 서비스를 대체하는 ‘모바일 위성 서비스 시장’을 열어 나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도사리는 위험=‘고위험 고수익’을 기대하는 이들의 투자가 성공할지 장담할 수는 없다. 역사적으로 위성 통신 서비스 시장은 틈새 시장이었기 때문이다. 엄청난 크기의 위성 전화기로는 일반 소비자 시장에 접근하기 쉽지 않다.
사모펀드들이 언젠가는 위성업체들을 되팔텐데 시장 상황이 썩 좋지 않게 돌아간다는 점도 문제다. 미국 경제는 날로 어려워지는데 잠재적 인수자인 통신업체들은 미 연방통신위원회(FCC)의 주파수 경매 참여 등으로 수십 조에 가까운 돈을 써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 테라스타·인텔샛·글로벌스타·MSV 등 대부분 위성통신업체들은 적자를 내고 있다. 그 중 몇몇은 가입자도 별로 없다. 테라스타는 최근 CEO를 포함한 4명의 중역이 퇴진시키는 등 고강도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호이트 데이비슨 니어어스 CEO는 “중요한 것은 위성통신업체들이 최악의 현금 흐름을 극복하고 수요가 본격화활 때까지 생존해 있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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