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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용 GMO 옥수수 대량 입항 ‘식탁 비상’ | |
가공식품 원료 5만t 수입…완제품 구입때 알길 없어 소비자 ‘안먹을 권리’ 실종…시민단체 불매운동 선언 | |
1일 한국전분당협회 소속 4개 식품업체들이 수입하는 미국산 유전자 조작 옥수수 5만7194톤을 실은 아노우라호가 오전 9시15분께 울산항에 입항했다. 1만8198톤은 삼양제넥스로, 나머지 3만8996톤은 대상으로 들어간다. 10일엔 5만톤이 추가로 들어올 예정이다. 식품용 옥수수의 연간 수입량은 200만톤 안팎인데, 이들 업체는 올해 남은 기간에 약 120만톤을 수입할 계획을 잡고 있다. 전분당 업계는 국제 곡물 값이 폭등한데다 유전자 조작을 하지 않은 옥수수 물량을 확보하기가 어렵다고 말한다. 국제 시장에서 유전자 조작 여부에 따른 가격차가 톤당 100달러 이상 난다는 것이다. 그 동안 유전자 조작 농산물(GMO)이 식품용으로 수입된 것은 식용유(대두유) 원료로 쓰이는 대두가 거의 전부였다. 유전자 조작 옥수수는 2003~2005년엔 전혀 수입되지 않았다. 2006~2007년에는 111톤이 들어왔지만, 이는 이 기간 전체 수입량 380여만톤의 0.003%에 그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유전자 조작 옥수수가 대량 수입되면서 ‘먹지 않을 권리’를 두고 논란이 거세다. 현행 법규는 식용유·전분당·간장 등의 원료로 유전자 조작 농산물을 써도 완제품에 이를 표시할 의무를 지우지 않는다. 기술적으로 완제품에서 해당 성분을 검출할 수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유전자 조작 대두의 안전성을 믿지 않는다면, 대두유 대신에 올리브유, 포도씨유 등을 고를 수는 있다. 하지만 유전자 조작 옥수수는 상황이 다르다. 이 옥수수로 전분당을 만들면 소비자들은 유전자 조작 식품을 피할 길이 없다. 전분당은 가공식품 대부분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게다가 전분당은 물론 이런 전분당을 쓴 가공식품에도 유전자 조작 성분을 표시해야 할 의무가 없다. 결국 ‘선택권’은 원천적으로 봉쇄된다. ‘유전자 조작 옥수수 수입 반대 국민연대’ 등은 이날 오전 울산항 6부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전분당 생산업체인 삼양제넥스, 신동방CP(씨제이그룹 계열사), 대상, 두산CPK 등이 생산하는 모든 식품에 대해 불매 운동을 벌이겠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유럽연합(EU)처럼 모든 식품에 유전자 조작 성분 포함 여부를 표시하도록 표시제를 개정하고, 안전한 농산물 수급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수입 철회를 요구하는 100만명 서명 운동을 펼칠 계획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청 바이오식품팀 쪽은 “유럽연합은 미국산 유전자 재조합 농산물 수입을 견제하는 무역장벽의 하나로 강력한 표시제를 운영하는 측면도 있다”며 “우리는 유럽연합과 달리 콩·옥수수의 자체 수급이 어렵고 식습관도 대두유 비중이 커서 표시제 강화에 부담이 있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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