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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저가항공, `레드오션`으로 가나
- 소자본 업체에다 대형항공사까지 진입..난립양상
- 고유가로 엎친데 덮친 격
[이데일리 정태선기자] '레드오션' 조짐이 보이는 국내 저가항공 시장이 탈출구 찾기에 부심하고 있다.
저가항공의 위기는 우후죽순처럼 업체들이 난립하고 있다는데 1차 원인이 있다. 자본력이 취약한 업체들 뿐 아니라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 항공사들까지 속속 시장 진입을 선언하고 있는 것.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유가까지 120달러대에 육박하는 바람에 일부 항공사는 존립 자체가 위협받을 정도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항공업계에서는 벌써부터 자동퇴출 또는 업체간 이합집산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유가 고공행진이 멈추지 않는다면 자본력 있는 몇몇 업체만 적자를 감수하면서 간신히 명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암운..유가 너무 올랐다
올 하반기부터 국내 저가항공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벌써부터 한숨이다.
이종희 대한항공 사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국내에서 8개 업체가 올해 저가항공사를 설립하거나 취항할 예정"이라며 "고유가 등으로 인해 운항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사장은 "대한항공의 에어코리아도 시장상황 악화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이 대주주인 에어부산도 사정은 마찬가지. 오는 10월 첫 운항예정인 에어부산도 정상운항을 지속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인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연초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기준으로 유가를 연평균 80달러대를 예상했다. 그러나 유가가 가파르게 뛰어올라 110달러를 훌쩍 넘기면서 경자수지가 적자로 돌아서고 있다.
항공업계에서 국제선은 그나마 유류할증제나 항공류 면세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국내선 저가항공사들은 이 마저도 기대할 수 없어 속앓이가 더욱 심할 수밖에 없다고 말하고 있다.
◇눈덩이 적자..속속 자동퇴출 전망
저가 항공사들은 운항하면 할수록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한성항공은 누적손실로 자본이 잠식되는 자금난을 겪고 있고, 제주항공은 고정비 부담이 커지면서 순손실이 계속 커지고 있다.
한성항공은 지난 2월 총 규모 1억5000만 달러 규모의 투자유치에 성공했고, 현금으로도 100만달러를 받기로 했다고 밝히는 등 탈출구를 마련하는 듯 했다. 2월중 정기항공사로 전환하고 3~4월 중 A320 기종 도입을 발표했지만, 지금까지 뚜렷한 후속 조치가 없는 상황이다.
지난 2006년 매출 53억8500만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손실은 58억6300만원을 기록했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매출 389억5100만원에 영업손실은 92억6800만원을 기록했다. 2006년도의 영업손실 34억3200만원보다 세배 가까이 불어난 것이다.
이들은 항공요금을 기존 대형항공사의 70%수준으로 유지할 경우 경영악화가 지속되기 때문에 80%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깜짝 등장했던 몇몇 기업들은 소리없이 사라지거나 사업추진이 지지부진한 형편이다.
영남에어의 경우 항공기 리스 비용과 공항 주기료, 임대료 등을 내지 못했다. 이 때문에 운항증명(AOC) 절차까지 미뤄지고 있다.
여행사 사장 출신으로 3세대 항공사를 표방하며 항공사 설립을 선언했던 퍼플젯의 경우는 자금압박으로 인해 외국의 투자자를 물색하고 있다. 군산을 근거지로 하는 중부항공은 자본금 부족으로 지난해 중도하차했다.
◇에어코리아·에어부산 소프트랜딩할까
저가 항공사들이 악전고투하고 있는 가운데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까지 올 하반기부터 국내 저가항공시장에 본격 진출하면 혼전이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이 100% 출자한 에어코리아는 오는 7월, 아시아나항공이 대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에어부산은 10월 첫 비행기를 띄우기로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적자노선을 줄이기 위해 국제선 항공기 운항 임시중단까지 고려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국내 저가항공 진출시기는 다소 조율될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특히 "지분구조가 복잡하고 이해관계가 엇갈릴 수록 뻔히 적자를 감수해야하는 시장 진출을 결정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에어코리아나 에어부산 모두 저가 국제항공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국내시장을 먼저 `울며 겨자먹기`식이라도 포기할 수 없는 입장이다.
정부가 국제선 취항기준(국내선에서 2년 이상, 2만편 이상 무사망 사고) 대폭 완화한다는 방침이지만, 국내선에서 1년 이상, 1만편 무사망 사고의 운항 경력은 쌓아야 한다.
정원무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국내선의 경우, KTX, 자동차 등으로 전국인 1일 생활권으로 저가항공 시장자체에 한계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궁극적으로는 안정성과 신뢰성을 확보한 국제노선이 취항해야 수익기반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적자를 감내하고서라도 국내노선에서 일단 운항능력을 입증하고, 국제노선의 수익성 확보까지 최소한 2~3년 동안 긴 한파를 견뎌낼 수 있는 자본력 있는 업체만이 살아남을 것이란 예상이다.
- 고유가로 엎친데 덮친 격
[이데일리 정태선기자] '레드오션' 조짐이 보이는 국내 저가항공 시장이 탈출구 찾기에 부심하고 있다.
저가항공의 위기는 우후죽순처럼 업체들이 난립하고 있다는데 1차 원인이 있다. 자본력이 취약한 업체들 뿐 아니라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 항공사들까지 속속 시장 진입을 선언하고 있는 것.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유가까지 120달러대에 육박하는 바람에 일부 항공사는 존립 자체가 위협받을 정도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항공업계에서는 벌써부터 자동퇴출 또는 업체간 이합집산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유가 고공행진이 멈추지 않는다면 자본력 있는 몇몇 업체만 적자를 감수하면서 간신히 명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암운..유가 너무 올랐다
올 하반기부터 국내 저가항공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벌써부터 한숨이다.
이종희 대한항공 사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국내에서 8개 업체가 올해 저가항공사를 설립하거나 취항할 예정"이라며 "고유가 등으로 인해 운항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사장은 "대한항공의 에어코리아도 시장상황 악화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이 대주주인 에어부산도 사정은 마찬가지. 오는 10월 첫 운항예정인 에어부산도 정상운항을 지속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인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연초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기준으로 유가를 연평균 80달러대를 예상했다. 그러나 유가가 가파르게 뛰어올라 110달러를 훌쩍 넘기면서 경자수지가 적자로 돌아서고 있다.
항공업계에서 국제선은 그나마 유류할증제나 항공류 면세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국내선 저가항공사들은 이 마저도 기대할 수 없어 속앓이가 더욱 심할 수밖에 없다고 말하고 있다.
◇눈덩이 적자..속속 자동퇴출 전망
저가 항공사들은 운항하면 할수록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한성항공은 누적손실로 자본이 잠식되는 자금난을 겪고 있고, 제주항공은 고정비 부담이 커지면서 순손실이 계속 커지고 있다.
한성항공은 지난 2월 총 규모 1억5000만 달러 규모의 투자유치에 성공했고, 현금으로도 100만달러를 받기로 했다고 밝히는 등 탈출구를 마련하는 듯 했다. 2월중 정기항공사로 전환하고 3~4월 중 A320 기종 도입을 발표했지만, 지금까지 뚜렷한 후속 조치가 없는 상황이다.
지난 2006년 매출 53억8500만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손실은 58억6300만원을 기록했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매출 389억5100만원에 영업손실은 92억6800만원을 기록했다. 2006년도의 영업손실 34억3200만원보다 세배 가까이 불어난 것이다.
이들은 항공요금을 기존 대형항공사의 70%수준으로 유지할 경우 경영악화가 지속되기 때문에 80%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깜짝 등장했던 몇몇 기업들은 소리없이 사라지거나 사업추진이 지지부진한 형편이다.
영남에어의 경우 항공기 리스 비용과 공항 주기료, 임대료 등을 내지 못했다. 이 때문에 운항증명(AOC) 절차까지 미뤄지고 있다.
여행사 사장 출신으로 3세대 항공사를 표방하며 항공사 설립을 선언했던 퍼플젯의 경우는 자금압박으로 인해 외국의 투자자를 물색하고 있다. 군산을 근거지로 하는 중부항공은 자본금 부족으로 지난해 중도하차했다.
◇에어코리아·에어부산 소프트랜딩할까
저가 항공사들이 악전고투하고 있는 가운데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까지 올 하반기부터 국내 저가항공시장에 본격 진출하면 혼전이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이 100% 출자한 에어코리아는 오는 7월, 아시아나항공이 대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에어부산은 10월 첫 비행기를 띄우기로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적자노선을 줄이기 위해 국제선 항공기 운항 임시중단까지 고려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국내 저가항공 진출시기는 다소 조율될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특히 "지분구조가 복잡하고 이해관계가 엇갈릴 수록 뻔히 적자를 감수해야하는 시장 진출을 결정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에어코리아나 에어부산 모두 저가 국제항공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국내시장을 먼저 `울며 겨자먹기`식이라도 포기할 수 없는 입장이다.
정부가 국제선 취항기준(국내선에서 2년 이상, 2만편 이상 무사망 사고) 대폭 완화한다는 방침이지만, 국내선에서 1년 이상, 1만편 무사망 사고의 운항 경력은 쌓아야 한다.
정원무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국내선의 경우, KTX, 자동차 등으로 전국인 1일 생활권으로 저가항공 시장자체에 한계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궁극적으로는 안정성과 신뢰성을 확보한 국제노선이 취항해야 수익기반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적자를 감내하고서라도 국내노선에서 일단 운항능력을 입증하고, 국제노선의 수익성 확보까지 최소한 2~3년 동안 긴 한파를 견뎌낼 수 있는 자본력 있는 업체만이 살아남을 것이란 예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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