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시들시들'… 드라마·음반 등 문화상품 수출 20% 급감

기사입력 2008-04-28 20:22 |최종수정2008-04-29 09:16
한류가 사그라들고 있다. 한때 아시아는 물론 미주 시장까지 파죽지세로 진출했던 우리나라 문화상품은 날이 갈수록 풀이 죽고 있다. "한류가 끈질긴 생명력을 갖지 못한 채 한철 유행으로 끝날 수 있다"는 우려가 들어맞는 걸까. 한류를 되살리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한류 산업 개발과 다양한 마케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8일 문화관광부의 문화산업 수출 통계에 따르면 한류의 주축인 영화·음악·방송영상(드라마) 수출 규모는 2006년에 1억7710만달러로, 2005년도 2억2204만달러보다 20.23%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주력 문화상품의 수출 증가세가 꺾이기는 처음이다. 2000년대 들어 한류가 불기 시작하면서 영화·음악·방송영상 상품 수출액은 2001년도 3955만달러에서 2002년 5035만달러로 늘어났다. 이후 2003년에는 8842만달러, 2004년에는 1억6481만달러로 70∼80%씩 불어났다.

문화관광부와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하는 이 통계는 영화·음악·출판·만화·애니메이션·게임 등 문화산업 10개 분야의 수출 실적을 각 협회가 집계하면 이를 취합하는 방식으로 작성된다.

2006년 실적은 최근 나왔으며 2007년 실적은 내년 상반기에 발표된다.

아직 통계는 안 나왔지만 관련 업계에서는 중국 내 한류의 퇴조와 전 세계적인 음반산업 불황이 맞물려 지난해와 올해에도 영화·음악·드라마산업 수출은 감소 사태를 맞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분야별로는 영화와 음악 부문의 퇴조가 두드러진다. 영화는 2005년 7599만달러어치를 수출했으나 2006년에는 실적이 2451만달러에 그쳤다.

문화관광부는 “2006년도 영화 수출이 남미 지역에서만 조금 증가했을 뿐 해외 전 지역에서 감소해 전년보다 67.7%나 줄었다”며 “특히 일본에서 개봉한 한국 영화의 연이은 흥행 실패로 아시아 지역 수출 실적이 76.7%나 감소했다”고 밝혔다.

음악 수출도 2005년 2227만달러에서 2006년에는 1666만달러로 오그라들었다.

방송영상은 2005년 1억2176만달러에서 2006년 1억3391만달러로 늘어났다.

그러나 드라마의 경우 중국 등 아시아 일부 지역에서 반한류 분위기가 나타나면서 지상파 방송 수출액이 전년보다 8%나 줄어들었다.

대신 교민을 상대로 한 비디오 판매가 늘고 해외교포방송 지원이 확대되면서 방송영상 전체 수출액은 10% 증가했다.

게임 분야는 괄목할 만한 수출 증가세를 기록했다.

‘대장금’ ‘겨울연가’ 등의 뒤를 이을 주력 상품이 드라마·영화·음악에서는 나오지 못한 반면 IT(정보기술) 강국답게 인터넷게임은 새로운 수출 주력 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

2006년도 수출 실적이 6억7199만달러로 10대 문화상품 수출 총액 13억7315만달러의 48.94%를 차지했다.
by 100명 2008. 4. 29. 09:32